2014/12/04

천재는 불행한가

  
내가 이번 학기에 수강하거나 청강하는 수업이 다섯인데, 데이비드 루이스는 <한국철학사>를 제외한 내가 듣는 모든 수업에서 언급된다. <과학철학통론1>에서도 나오고, <심리철학연습>에서도 나오고, <물리학의 철학>에서도 나오고, 학부 <언어철학>에서도 나온다. 크립키는 말할 것도 없다.
  
천재를 시샘하는 동료 대학원생은 “천재들은 불행할 것”이라고 하며 위안을 삼는다. 실제로 몇몇 천재들은 불행했다. 루이스는 당뇨로 고생하다 죽었고, 크립키는 부모와 대화가 안 된다면서 의절했고, 소크라테스는 대머리였다.(불쌍한 소크라테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천재도 아니면서 천재들이 겪는 불행을 똑같이 겪는다. 천재 아닌 당뇨 환자, 천재도 아니면서 부모와 의절한 사람, 그냥 대머리도 많다. 천재들은 웬만큼 불행해도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할까. 아참, 그래도 난 천재지?” 하면서 위안을 받을 수 있는데, 천재가 아닌 사람이 불행하면 그냥 불행할 뿐이다. 천재라고 일반인보다 딱히 더 불행한 게 아니다. 사람들이 천재의 불행에 주목하는 것뿐이다.
  
  
(201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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