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4
예전에 했던 일
오랜만에 동생을 만나서 피자를 먹었다. 동생은 내가 까맣게 잊고 있던 예전 일을 꺼냈다.
(1) 동생이 중학교 전교 학생회장에 출마했을 때의 일이다. 동생은 선거 벽보 2부를 만들어야 했고 어떻게 만들지 나한테 물어봤다. 동생에 따르면,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나는 동생에게 두 가지 벽보를 제안했다고 한다. 하나는 4절 색지 한가운데에 커다랗게 느낌표를 그리고 그 밑에 “느낌이 오는 후보, 기호 2번 김OO”라고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4절 색지 한가운데 커다랗게 물음표를 그리고 그 밑에 “항상 고민하는 후보, 기호 2번 김OO”이라고 쓰는 것이라고 했다. 후보 사진도 붙이지 말고 공약도 쓰지 말고 딱 그렇게만 하라고 했다고 한다.
동생은 내가 말한 그대로 했고, 그 다음날 선생님한테 매우 심하게 혼났다고 한다. 당시 학생회장 선거 벽보는 4절 색지에 후보 사진을 붙이고 공약을 쓰는 게 관례였는데, 선거 벽보라고 가져온 것이 그랬으니 화를 냈나 보다. 나는 그런 말을 했다는 것조차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나가는 선거가 아니라서 되는대로 말했던 모양이다.
(2) 초등학교 방학 숙제와 관련된 일이다. 동생과 나는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내 동생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다. 학교에서 방학숙제로 관찰일기를 쓰라고 하자, 나는 동생을 관찰해서 관찰일기를 써냈다고 한다. 그 당시 학교에서 관찰일기를 쓰라고만 하고 관찰대상은 제한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2014.09.28.)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초등학교 셔틀버스의 전원주택 진입로 출입을 막다
전원주택 진입로에 깔린 콘크리트를 거의 다 제거했다. 제거하지 못한 부분은 예전에 도시가스관을 묻으면서 새로 포장한 부분인데, 이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몇 배 두꺼워서 뜯어내지 못했다. 그 부분을 빼고는 내 사유지에 깔린 콘크리트를 모두 제거했다. 진...
-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정소연 옮김 (궁리, 2007). ] [1] <런던 중앙 인공부화, 조건반사 양육소> 34층밖에 안 되는 나지막한 회색 건물 세계 정부의 표어: “공동체, 동일성, 안정” 선과 행복을...
-
<행복한 고구마>라는 웹툰을 보면서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경쟁 사회에서 사람이 왜 피폐해지는지 잘 몰라서 그런 웹툰을 보며 위안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꼭 인삼이어야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구마도 충분히 행복할 수 ...
-
<죽으면 되는 것이다> 짤은 『고우영 십팔사략』 10권 96쪽에 나온다. 후량-후당-후진-후한-후주-송으로 이어지는 5대 10국 시대에서 후한이 망할 때 풍도가 유빈을 죽인 일을 그린 것이다. 907년 주전충이 당을 멸망시키고 후량(後粱...
-
누군가 잘 나간다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그에게 “문화 권력”이라는 수식어가 들러붙는다. “권력”이라는 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말하는데 “문화 권력”이라고 불리는 건 그냥 그 사람이 요새 잘 나간다는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용...
-
두 달 전쯤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이러스학 교재를 약간 읽어본 적이 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까지 천연두 바이러스가 DNA 바이러스이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RNA 바이러스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상황이면 그 아르바이트는 나한...
-
[ 돈 아이디, 『기술철학』, 김성동 옮김 (철학과현실사, 1998) ] 40 기술을 비판하거나 찬양하기 전에 적어도 기술에 대한 암묵적인 선-이해가 있어야 함. 40 후설과 하이데거의 영향 42 상관관계들 자아(Ego) - 사유...
-
새끼들은 뛰어다니고 장난치고 노는 동안, 화천이는 곁에서 새끼들을 지켜보고 있다. 바닥에 배를 깔고는 안 보는 척 고개를 돌리고 있지만, 새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화천이는 새끼들을 따라 같이 이동한다. 수시로 눈가를 핥아 눈곱을 떼어주고 젖을 물...
-
대학원에는 학위를 받으면 학위 논문을 제본해서 주변 사람에게 주는 풍습이 있다. 예전과 달리 오늘날에는 논문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공개되지만 여전히 학위 논문을 제본해서 나누어주는 풍습이 남아있다. 어떤 행동 유형이 관례로 자리 잡으면 그 자체로 관성을...
-
구로기계공구상가 근처에서 아르바이트 할 일이 있었다. 아르바이트 하기 전에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주변에 쇠 깎는 가계만 있고 식당이 없었다. 근처 가게 주인한테 중국집 위치를 물었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해서 나는 왼쪽으로 돌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