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4

이빨이 암탉에게 그러하듯 둥지는 무엇에게 그러한가?


“이빨이 암탉에게 그러하듯 둥지는 무엇에게 그러한가?”
  
뭔 개소리인가 싶겠지만,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 따르면 이것은 슈퍼 아이큐 테스트에 나오는 문제라고 한다. 일반적인 지능검사는 150 만점이라 그 이상의 지능을 측정하지 못한다. 슈퍼 아이큐 테스트는 일반 지능검사에서 만점을 받는 사람들의 지능을 측정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얼마 전 겪은 일 때문에 이것이 생각났다.
  
동료 대학원생에게 나는 호두를 심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호두가 뿌리식물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진지하게 내 지식을 의심했다. 나는 호두가 나무에서 열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호두나무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상해서 동료 대학원생에게 그 지식의 출처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동료 대학원생은 엉뚱한 답변을 했다. “호두와 땅콩은 맛이 비슷하니 비슷한 식물 아닌가요?” 추론에 의한 지식이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치면, 뱀고기 맛은 닭고기와 비슷하다고 하니 뱀은 조류이어야 한다. 그런데 호두맛은 땅콩맛보다 잣맛에 더 비슷하지 않은가? 동료 대학원생은 미각이 비교적 둔한 사람인 것 같다.
  
그는 왜 그런 식으로 생각했을까. 그의 지능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실제로 그는 고등학교에서 한 지능검사애서 최고 상위등급이 나왔다고 한다. 슈퍼 아이큐 테스트의 질문이 정말 신빙성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 사람은 “뿌리가 땅콩에게 그러한 것처럼 호두에게도 그러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던 것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다른 패턴 찾는 방식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양적 차이가 아니라 질적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호두는 나무에서 자란다.
  
  
(20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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