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와인이다”라는 말은 보통 “여자는 케익이다”와 대비해서 쓴다. 여자는 크리스마스 케익과 같다면서 여자가 스물다섯이 지나면 때가 지났네 내리막이네 피부가 상했네 어쩌네 하는 막말을 하면서, 남자는 여자하고 달라서 나이가 들수록 품위가 생기고 교양이 생기고 원숙해지고 등등해서 값이 올라간다고 말한다.
둘의 대비는 (i) 남성은 능력이나 성취도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되는 반면 여성은 외모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된다는 점과 (ii) 이에 따라 여성은 부차적인 노동으로 밀려나고 사회적인 성과를 이루기 어렵다는 점에 기반한다. 숙성된 와인처럼 원숙한 남성이란 자신의 분야의 숙련도가 높아지고 해당 업종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사회 경험을 풍부하게 겪은 남성이다. 케익 취급을 받는 여성은 와인처럼 숙성될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와인처럼 숙성할 만한 남자가 추접스럽게 여자들보고 “남자는 와인이고 여자는 케익이다”라고 하겠는가? 와인감은커녕 감식초나 될까 말까한 놈들이 “남자는 와인”이라면서 주변 여성들한테 폐를 끼치는 것이다.
참고로, 감식초는 땅에 떨어져서 먹을 수 없는 홍시로 만든다.
* 그림 출처: 페이스북 메르스 갤러리 저장소2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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