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盍此身髮 四大五常
蓋(덮을 개) 此(이 차) 身(몸 신) 髮(터럭 발)
四(넉 사) 大(큰 대) 五(다섯 오) 常(항상 상)
무릇 이 몸과 터럭에는,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변치 않는 것이 있다.
- 四大: 천지군친(天地君親). 하늘, 땅, 임금, 부모. 인간 탄생의 근원.
- 五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인간의 변하지 않는 성품.
- 사대가 아니면 사람은 태어날 수 없고 오상이 없으면 생김새만 인간일 뿐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
20. 恭惟鞠養 豈敢毁傷
恭(공손할 공) 惟(오직 유) 鞠(기를 국) 養(기를 양)
豈(어찌 기) 敢(감히 감) 毁(헐 훼) 傷(다칠 상)
[부모님이] 살피고 길러주심을 공손히 생각하면, 어찌 감히 헐고 다치겠는가.
- 이 구절은 『효경』 「개종명의」(開宗明義)편의 “몸, 머리칼, 피부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므로 이를 감히 헐거나 다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를 다시 쓴 것.
21. 女慕貞烈 男效才良
女(계집 녀) 慕(사모할 모) 貞(곧을 정) 烈(매울 렬)
男(사내 남) 效(본받을 효) 才(재주 재) 良(어질 량)
여자는 곧고 매운 지조를 사모하고, 남자는 재사(才士)와 현인(賢人)을 본받는다.
22. 知過必改 得能莫忘
知(알 지) 過(허물 과) 必(반드시 필) 改(고칠 개)
得(얻을 득) 能(능할 능) 莫(말 막) 忘(잊을 망)
허물을 알았다면 반드시 고치고,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잊지 말라.
- 知過必改: 『논어』 「학이」(學而)편의 “잘못을 저질렀다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過則勿憚改)를 다시 쓴 것.
- 得能莫忘: 『논어』 「자장」(子張)편의 “날마다 자신이 모르는 바를 알고, 달마다 자신이 할 수 있게 된 바를 잊지 않는다면, 가히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日知其所亡, 月無忘所能, 可謂好學也已矣)를 다시 쓴 것.
23. 罔談彼短 靡恃己長
罔(없을 망) 談(말씀 담) 彼(저 피) 短(짧을 단)
靡(아닐 미) 恃(믿을 시) 己(몸 기) 長(길 장)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의 장점에 의지하지 말라.
- 罔談彼短: 맹자에서 나옴
- 靡恃己長: 상나라 22대 임금 무정과 재상 부열에 관한 것
24. 信使可覆 器欲難量
信(믿을 신) 使(하여금 사) 可(옳을 가) 覆(뒤집힐 복)
器(그릇 기) 欲(하고자 할 욕) 難(어려울 난) 量(헤아릴 량)
약속은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하고, 그릇을 헤아리기 어렵게 되고자 한다.
- 信使可覆: 『논어』 「학이」(學而)편의 “약속이 의로움에 가까우면 그 말은 실천에 옮길 수 있다”(信近於義 言可復也)를 다시 쓴 것.
25. 墨悲絲染 詩讚羔羊
墨(먹 묵) 悲(슬플 비) 絲(실 사) 染(물들일 염)
詩(글 시) 讚(기릴 찬) 羔(염소 고) 羊(양 양)
묵자(墨子)는 실이 물든 것을 보고 탄식했고, 『시경』은 「고양」(羔羊)편을 찬양했다.
- 墨悲絲染: 『묵자』 「소염」(所染)편의 “묵자가 흰 명주실을 물들이는 것을 보고 탄식하며 말하기를 ‘푸른색에 물들이면 푸른빛이 나고 노란색에 물들이면 노란빛이 나니, 집어넣는 물감이 바뀌면 그 빛도 역시 바뀌는 구나’라고 했다”(墨子見染素絲者而歎曰, 染於蒼則蒼,染於黃則黃,所以入者變,其色亦變)를 다시 쓴 것.
- 詩讚羔羊: 『시경』 「고양」(羔羊)편은 소남(召南)의 나라가 문왕(文王)의 정치에 교화되어 벼슬아치들이 모두 검소하고 정직해 새끼 양과 같아졌음을 읊은 시.
26. 景行維賢 克念作聖
景(클 경) 行(다닐 행) 維(벼리 유) 賢(어질 현)
克(이길 극) 念(생각할 념) 作(지을 작) 聖(성인 성)
큰길을 가는 사람은 현명하고, 능히 생각할 수 있으면 성인이 된다.
- 維賢: 세상의 벼리가 되는 현인. 벼리는 그물의 위쪽코를 꿰어 오므렸다 폈다 하는 줄.
- 克念作聖: 『서경』 「다방」(多方)편의 “성인도 생각이 없으면 미혹된 자가 되고, 미혹된 자도 생각할 줄 알면 성인이 된다”(惟聖罔念作狂, 惟狂克念作聖)를 다시 쓴 것. 이는 옛 상(商)나라를 회복하려는 무리들이 주나라에 모반을 꾀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자 주공(周公)이 주나라가 상나라를 멸망시킬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설명한 부분이다.
27. 德建名立 形端表正
德(덕 덕) 建(세울 건) 名(이름 명) 立(설 립)
形(형상 형) 端(단정할 단) 表(겉 표) 正(바를 정)
덕을 세우면 [저절로] 이름이 서고, 모양(외모)을 단정히 하면 드러나는 것(인품)도 바르다.
- 이 구절은 『예기』에 나오는 ‘겉모습이 똑바르면 그림자도 똑바르다’는 말을 다르게 한 것.
28. 空谷傳聲 虛堂習聽
空(빌 공) 谷(골 곡) 傳(전할 전) 聲(소리 성)
虛(빌 허) 堂(집 당) 習(익힐 습) 聽(들을 청)
[덕행은] 빈 골짜기에서도 소리로 전하고, 빈 대청에서도 들림이 겹쳐진다.
- 이 구절은 주역을 정치 철학으로 해석한 구절
- 空谷傳聲: 세상을 다스리는 자의 말이 훌륭하면 천 리 밖에서도 따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기게 마련이라는 뜻.
- 虛堂習聽: 빈 대청에서 말을 하면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소리가 울려 퍼져 결국 많은 사람이 듣게 된다는 뜻.
- 習聽: 들림이 여러 번 겹친다는 뜻. 소리가 울려 메아리치는 현상을 말함.
* 참고 문헌
김근, 『욕망하는 천자문』, 삼인, 2003.
박성복, 『천자문풀이』, 대구대학교출판부, 2012.
한정주, 『천자문 인문학』, 다산초당, 2016.
(2024.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