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9

외계인 손 증후군



외계인 손 증후군(AHS; Alien Hand Syndrome)은 자신의 손이 마치 다른 사람의 손처럼 통제되지 않는 증상을 가리킨다. 겉보기로는 멀쩡한 손이지만 본인 의사대로 통제되지 않아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뇌졸중, 뇌종양, 뇌량절제술 이후 드물게 발생한다고 한다. 외계인 손 증후군에 대한 명확한 진단은 아직 없으며 치료 방법도 아직 없다.

외계인 손 증후군의 발병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며, 국내에서도 보고된 바가 거의 없다. 의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사례로는, 2019년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발병한 사례가 있다.







* 참고 문헌: 김선희 (2013), 「뇌졸중 후 발생한 외계인 손 증후군: 사례 연구」, 『재활치료과학』 2권 2호(통권4호), 77-81쪽.

* 링크(1): [오마이포토] 문희상 의장 코앞에서 본인 입 틀어막은 이은재 의원

(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599586 )

* 링크(2): [포쓰저널] “성희롱 하지마” 문희상 공격한 한국당 이은재, 고발당할 위기

( http://4th.kr/View.aspx?No=639646 )

(2019.12.29.)


2020/02/28

학위와 자신감

   
예전에 아르바이트 하러 가는데 늦어서 택시를 탄 적이 있다. 택시기사는 어머니 또래로 보이는 여성분이었다. 운전 중간에 휴대전화로 전화가 와서 택시기사는 나에게 양해를 구한 뒤 통화를 했다. 손자 교육 관련된 통화인 것 같았는데, 송도 신도시에 있는 영어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1년 교육비가 2천만 원이 든다는 내용이었다. 택시 뒷자리에 앉아서 생각했다. ‘저 집 손자는 유치원생인데 박사과정생인 나보다 교육비가 더 들어가네.’
  
택시기사는 통화가 끝나고 나서, 자신이 원래 교사였는데 정년퇴직 후 택시기사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무슨 일을 하느냐는 물음에 내가 대학원 다닌다고 대답하자, 택시기사는 자기도 대학원을 다녔다면서 대학원 다니느라 힘들었다, 학위 받는데 죽는 줄 알았다고 했다. 나는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교사에게는 교장 진급하는 데 가산점 같은 게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택시기사는 아니라고 답했다. 나는 월급이 늘어나느냐고 물었다. 기사는 그것도 아니라고 답했다.
  
나는 교사가 학위를 받으면 진급하는 데 가산점이 붙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아니고서는 학문적으로도 도움이 안 되고 교육 현장에서도 도움이 안 될 그 수많은 교육학 학위 논문들이 배출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학위가 진급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니. 전직 교사에게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연구 점수를 꼭 석박사 점수 따지 않아도 되어서 그 택시기사분이 진급과 무관하게 대학원에 갔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대학원에 가서 학위를 받는 거지? 당시 나는 약간 얼떨떨해서 택시기사에게 물었다. “대학원에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택시기사는 답했다. “그냥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어요.” 택시기사는 곧 이어서 말했다. “학위 받으면서 정말 힘들었는데 받으니까 보람이 있었어요. 확실히 도움이 되기는 됐어요.”, “어떤 도움이요?”, “자신감이요. 학위를 받으니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2019.12.28.)
     

2020/02/27

[생물학] Foster et al. (2006), “Kin selection is the key to altruism” 요약 정리 (미완성)

   
[ Kevin R. Foster, Tom Wenseleers, and Fransis L. W. Ratnieks (2006), “Kin selection is the key to altruism”, Trends in Ecology & Evolution 21(2): 57-60. ]
  
  
  1. What is kin selection?
  2. The fall of kin selection?
    2.1. The haplodiploidy hypothesis and kin selection theory are not 
         equivalent
    2.2. Kin selection theory predicts that both ecology and relatedness are 
         important
    2.3. Kin selection theory predicts cooperation and conflict
    2.4. Group selection does not select for altruism without kin selection
  3. Can altruism ever evolve without relatedness?
  4. Conclusion
  
  
  1. What is kin selection?

57
혈연관계가 있는 개체를 돕는 행동에서 오는 직・간접적 이익이 개체의 이타적인 행동을 나타나게 한다는 해밀튼(W. D. Hamilton)의 ‘포괄 적응설’(inclusive fitness theory)
메이나드 스미스(Maynard Smith)가 혈연관계를 강조하며 ‘kin selection’이라고 부르기 시작함.


  2. The fall of kin selection?

58 
진사회성의 기원에 대한 윌슨과 횔도블러의 시나리오는 틀렸음.

    2.1. The haplodiploidy hypothesis and kin selection theory are not 
         equivalent

58
친족 선택론은 반수체 가설
반수체 가설과 종족 선택이론은 동등하지 않음
반수체 가설은 종족선택이론의 넓은 적용 이론 중 하나일 뿐.
: 종족선택이론은 척추동물의 이타성도 설명하는데, 물론 척추동물은 반수체가 아님.
반수체 가설이 실패했다고 해서 이것이 관계계수가 의미가 없다는 반증이 되지는 않음.

    2.2. Kin selection theory predicts that both ecology and relatedness are 
         important

58
친족 선택론은 사회적 행동의 진화에서 관계계수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취급함.
친족 선택론은 관계성이 환경적・생태학적 요인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음.
해밀튼 법칙은 높은 이익 대비 비용의 비율을 가져오는 환경에서 이타주의가 선호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음.

    2.3. Kin selection theory predicts cooperation and conflict

59
종족선택은 분쟁을 예측하므로, 이타주의를 선호할 수 없다
친족 선택은 협동 뿐만 아니라 분쟁도 예측함
개체들 간의 근연도 < 1 -> 분쟁을 예측
개체들 간의 근연도 > 0 -> 협동을 예측

    2.4. Group selection does not select for altruism without kin selection

59
친족이 아닌 집단에서도 협동이 선택될 수 있음
집단 선택은 친족 선택 없이 이타주의를 선택하지 않음
약한 이타주의(weak altruism): D.S. 윌슨에 따르면 집단을 도움으로써 행위자가 재생산에서 이익이 되는 피드백을 받을 때, 혈연집단이 아닌 경우에도 협동이 일어날 수 있음.

수정된 해밀튼 규칙
bₖr + bₑ > c
bₖ: 친족 선택에 따른 이익
bₑ: 군락 수준 선택에 따른 이익


근연도가 0이라도 개체 이득이 개체 비용보다 크다면 강한 집단 선택에 의해 약한 이타주의가 진화할 수 있음.
그러나 이타주의의 정의상, 개체 이득은 개체 비용보다 클 수 없음.
집단 선택 모형과 친족 선택 모델은 종종 같은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프레임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친족 선택 모형은 집단 선택 모형의 효과들을 포함함.


  3. Can altruism ever evolve without relatedness?

59
포괄적응설은 이타주의가 근연도(relatedness) 없이 진화할 수 있다고 예측하지 않음.
그러나 이타주의가 윌슨과 휠도블러의 강한 의미라면, 어느 이론도 그렇게 예측할 수 없음.
근연도가 0일 때도 이타주의는 진화할 수 있음.
Manipulation - 관계계수 없이도 이타주의는 진화할 수 있는가?

59
그러나 근연도, 친족 선택은 가까운 공통 부모 없이도 일어날 수 있음.
예) 수퍼유전자(supergene): 다른 개체에 있는 자신의 사본을 인식하고 그것의 복제를 돕는 가상의 유전자
도킨스의 녹색 수염 유전자(green-beard gene)
윌슨의 진사회적 대립유전자

59
즉, 유전자가 개체를 넘어서서 서로 상관관계를 가지면 근연도는 0이 아니게 된다
근연도 없는 이타주의에 대한 집단선택론의 논박 또한 친족 선택론에 포섭될 수 있음


  4. Conclusion
    
59-60
혈연선택을 혈연관계에 의한 것으로 제한해도 혈연선택 이론은 여전히 대부분이 혈연 관계에 있는 진-사회성 집단에서 나타나는 이타주의를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실제로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여왕개미나 벌들이 모여 상호협동관계에서 지은 둥지에서, 처음으로 진화된 이타적 일꾼계급의 근연도는 0보다 큼.
또한 가족 구성원간의 연관도가 높은 집단은 더 안정적인 이타성을 나타냄.
  
  
(2019.03.04.)
    

2020/02/26

도시 빈민 탐사보도 문체에 관한 감상

   
학부 선배가 대학원에서 기말 보고서를 쓰느라 어쩔 수 없이 어떤 시사주간지 연재 기사를 읽었다고 한다. 도시 빈민에 관한 기획 기사였다. 그 선배가 문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문체, 그리고 그 문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시선이었다.
  
나도 인터넷으로 찾아서 몇 부분 읽어보았다. 가독성도 낮으면서 아름답지도 않은 문체였다. 어떤 일이 있었으면 그런 일이 있었다고 쓰면 될 텐데, 문학 소년도 아니고 이상한 수사와 비유로 점철된 문장이 가득했다. 예를 들어, 누가 몇 명 죽었다고 하면 될 것을 꼭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꽃 피는 계절이 올 때마다 주민들은 우수수 졌다. 겨울 동안 웅크렸던 긴장을 놓으면서 겨울 동안 웅크렸던 생명들이 움틀 때 그들은 떠났다. 2014년엔 최소 14명이 이생을 정리했다. 저승사자가 실적을 채우지 못할 때마다 들러 ‘머리수’를 흥정하는 듯싶었다. 주민들에게 환절(換節)의 시간은 살아남아야 하는 나날이었다.”
  
사람마다 사연도 많을 것이고 그 사람들을 둘러싼 상황도 복잡할 것이다. 지면은 제한되니 그러한 사연과 상황을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런데도 그런 괴상한 문학성(?)을 뽐내니 이런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당시에 그런 기사를 상찬한 사람들도 있다는데 도대체 그런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 진행된 기사 문체에 관한 연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당시 신문사들은 사람들이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통해 뉴스를 접하게 되면서 기사의 가독성을 높일 방안을 연구했다. <AP통신>의 의뢰를 받은 루돌프 플레시(Rudolf Flesch) 박사는 독자들이 쉽고 편하게 읽으려면 신문 기사의 첫 문장이 평균 1.5 음절의 단어 19개 이하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AP통신>은 기사 첫 문장의 길이를 27개 단어에서 23개로 줄이고, 음절은 평균 1.74개에서 1.55로 줄였다. 비슷한 시기 <UP통신>(<UPI>의 전신)의 의뢰를 받은 로버트 거닝(Robert Gunning)은 기사의 난이도를 분석하는 안개 지수(fog index)를 개발했다. 거닝에 따르면, 당시 <UP통신>의 기사 난이도는 평균 16.7년 이상 교육을 받아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이를 평균 11.7년 정도 교육받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가 아는 기사 문체는 이 시기에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2차 대전 이후 문체가 달라진 신문 기사를 어려움 없이 이해하는 데도 평균 11.7년 정도 교육 기간이 필요했다는 점에 주목하자. 도시 빈민들을 정규 교육과정 중 몇 년이나 이수할 수 있었을까 자기나 자기 이웃의 삶을 다룬 기사를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도시 빈민은 얼마나 될까?
  
그 선배가 불편해한 것도 이러한 점과 맞닿아있을 것이다. 그 기사는 애초에 도시 빈민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형태의 글이 아니었다. 도시 빈민을 취재했지만 그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기사도 아니었다. 어쩌면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면 기사를 그렇게 쓰지 않았을 것이다.
  
기사의 요상한 문체가 도시 빈민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자의 야릇한 감상을 서술하는 데 적합한 것이라는 점도 그 선배의 심사를 뒤틀리게 했을 것이다. 기자가 기사를 쓸 때의 태도는 내가 우리 집에 사는 고양이인 화천이에 대한 글을 쓸 때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화천이의 사진을 찍고 화천이에 대한 글을 쓰지만 거기에 대한 감상은 철저히 나의 감상이다. 처음부터 그 글은 화천이가 보여주거나 읽어줄 글이 아니었다. 기자도 도시 빈민들에게 자기의 기사를 보여주고 읽어줄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 기자에게 도시 빈민의 사연이란, 나와 같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희미한 옛 풍경과 비슷한 것은 아니었을지. 그 기사의 문체는 종군기자의 기사보다는 가난했던 옛 추억을 곱씹는, 문학쟁이가 쓴 글에 더 가까워보였다.
  
  
* 참고 문헌: 최수묵,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교보문고, 2011), 169-170쪽.
  
   
(2019.12.26.)
    

[교양] Wilson (1998), Consilience 요약 정리 (미완성)

[ Edward Osborne Wilson (1998),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 (Alfred A. Knopf). 에드워드 윌슨, 『통섭: 지식의 대통합』, 최재천・장대익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