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31

싸게 판 게 죄라면

     

20-30년 전 유머 중에는 “( A )가 죄라면 너는 ( B )야”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있었다. A에 들어가는 것은 상대방의 속성이고 B에 들어가는 것은 형량이다. 가령, 어떤 여성이 예쁘다고 하면 “예쁜 것이 죄라면 너는 사형이야”라고 하는 식이다. 물론, 그와 관련되는 다른 표현들도 있었다. “너는 공소권 없음이야”라든지, “너는 무혐의야”라든지, “너는 기소유예야”라든지 등등. 지금 같으면 방송에서 그런 개그를 하면 해당 개그맨은 뒤지게 욕먹고 방송을 잠시 쉬어야 하겠지만, 그 시절에는 방송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개그를 했다.

  

길거리를 지나다 본 광고판에는 “싸게 판 게 죄라면 우리 매장은 무기징역”라고 써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분명히 사형이었는데, 그 사이에 형량이 무기징역으로 내려갔다. 한국이 실질적 사형폐지국이 된 것이 광고문구에도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2020.08.31.)

    

2020/10/30

[한시] 이백 - 산중문답(山中問答)



問余何事棲碧山 (문여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刪韻: 山, 閑, 間)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숨어사느냐 묻기에

웃으며 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한가롭네

복사꽃 띄운 물 아득히 흘러가니

별천지이지 인간 세상 아니네

• 棲(서): 은거하다

• 碧山(벽산): 호북 안륙에 있는 산.

• 桃花流水(도화류수): 산 속의 경치

• 杳然(묘연): 심원한 모양

- 이백의 한시로, 『이태백문집(李太白文集)』에 실려 있음.

- 3구는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소재를 취했음.

• 무릉(武陵)에 사는 한 어부가 도화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별천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임.

* 참고 문헌

이백, 『이백 오칠언절구』, 황선재 역주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6), 231-233쪽.

(2017.10.05.)


2020/10/29

[심리철학] Searle (1992), Ch 1 “What’s Wrong with the Philosophy of Mind” (미완성)

      

[ John R. Searle (1992), The Rediscovery of the Mind (MIT Press), pp. 1-26. ]



  I. The Solution to the Mind-Body Problem and Why Many Prefer the 

    Problem to the Solution

  II. Six Unlikely Theories of Mind

  III. The Foundations of Modern Materialism

  IV. Historical Origins of the Foundations

  V. Undermining the Foundations



  I. The Solution to the Mind-Body Problem and Why Many Prefer the 

    Problem to the Solution


1

심신 문제에는 단순한 해결책이 있음.

심적 현상들(mental phenomena)이 뇌에서의 신경생리학적 과정에 의해 일어나며, 심적 현상들이 그 자체로 두뇌의 특성이라는 것.

써얼은 스스로의 이론을 “생물학적 자연주의”(biological naturalism)라고 명명함.

심적 사건들과 과정들은 소화, 유사분열, 감수분열, 효소 분비와 같은 우리의 생물학적인 자연사의 일부라는 입장.


1-2

생물학적 자연주의는 수많은 질문이 나오게 함.



  II. Six Unlikely Theories of Mind



  III. The Foundations of Modern Materialism


10-11

전통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핵심으로 삼음.

1.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 의식과 의식의 특수한 특성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음.

• 의식과 주관성을 설명하지 않고도 언어, 인지, 심적 상태들을 설명할 수 있음.

2. 과학은 객관적임.

• 인식론적 측면에서 그럴 뿐만 아니라, 실재에 관해서도 그러함.

3. 실재가 객관적이기 때문에, 마음을 연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객관적이고 3인칭 관점을 채택하는 것임.

4. 3인칭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우리가 다른 체계의 심적 현상들에 대하여 아는가?”라는 인식론적 질문에 대한 유일한 대답은, 우리가 그 다른 체계의 행동을 보아서 안다는 것.

5. 지적 행동과 지적 행동에 대한 인과관계는 어떤 의미에서 심적인 것의 본질임.

6. 우주의 모든 사실들은 원칙적으로 인간(human investigator)에 의해 알려질 수 있고 이해될 수 있음.

7. 존재하는 유일한 것은 궁극적으로 물리적임.

• 여기서 물리적이라는 것은 심적인 것이라는 말의 반대말임.



  IV. Historical Origins of the Foundations


12

역사적으로 우리는 왜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나?


13

요소(1): 데카르트의 심신 이원론적 사유로 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14-15

요소(2): 데카르트로부터 이어받은 용어들과 범주

그러한 어휘들이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매우 많은 이론적 주장들은 거의 확실하게 틀리다는 것.

분명한 반대말들이 있음.

“물리적” 대 “심적”, “몸” 대 “마음”, “물리주의” 대 “mentalism”, “물질” 대 “정신”

반대말들은 같은 측면들에서 같은 현상이 두 용어들을 문자 그대로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어떤 것이 심적이면 물리적일 수 없다고 믿는다고 가정함.

그러나 신경생물학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명백히 틀린 것임.

의식은 두뇌의 더 높은 수준이거나 창발적 속성

고체임은 H₂O 분자의 더 높은 수준의 창발적 속성인 것과 비슷.

의식은 심적이고 그러므로 물리적이고, 뇌의 속성임.

어떤 특성이 심적이라는 사실은 그것이 물리적이지 않음을 함축하지 않음.

어떤 특성이 물리적이라는 사실은 그것이 심적이지 않음을 함축하지 않음.


16

요소(3): 현대철학과 과학과 지성생활에 나타나는 객관화 경향


17

요소(4): 지식의 증가에 따른 대단히 난해한 것에 대한 도취(ivresse des grands profondeurs)



  V. Undermining the Foundations

 

18

써얼의 반론


18-19

1. 의식이 중요함.

암묵적으로나 명시적으로 의식을 연구하지 않고 마음의 현상을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함.

우리는 의식이라는 개념과 동떨어진 심적인 것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

물론, 어떤 사람의 대부분의 심적 상태는 의식에 나타나지 않음.

그러나 의식적 심적 상태에서 파생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한 무의식적 심적 상태에 대해 우리는 아무런 개념을 가지지 않음.

 

19-

2. 모든 실재가 객관적인 것은 아니며, 어떤 실재는 주관적임.

객관적/주관적이라는 구별에서 인식론적 차원과 존재론적 차원이 있음.

인식론적 차원에서 객관성이라는 이상은 추구할 가치가 있음.

그러나 존재론적 차원에서 모든 실재가 객관적이라는 것은 신경생물학적으로 볼 때 잘못된 것.

 

20-21

3. 심적인 것에 대한 존재론이 객관적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오류이므로, 마음의 과학에 대한 방법론이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행동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가정하는 것도 오류임.

심적 현상은 본질적으로 의식과 연결되고 의식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이므로, 여기서 심적인 것에 관한 존재론이 본질적으로 1인칭 존재론(first-person ontology)이라는 것이 따라 나옴.

 

21-

4. 우리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만 다른 사람에게 심적 현상이 존재함을 안다고 가정하는 것은 오류임.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관해 아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그 행동의 인과적 토대의 조합을 통해서이기 때문.

22

또한, 뒤에서 자세히 살펴볼 우리의 배경 능력(Background capacities) 역시 그것을 가능하게 함.

 

23

5. 행동이나 행동에 대한 인과관계가 심적 현상의 존재에 대하여 본질적인 것은 아님.

심적 상태들과 행동과의 관계는 순전히 우연적(contingent)임.


23-24

6.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우주에 대해 우리가 실제로 아는 것과 우주에서의 우리의 지위와 비-일관적임.

우리의 뇌는 특정한 진화 과정의 산물이고, 그러한 뇌는 개, 돌고래 등을 포함하는 진화 경로의 연쇄에서 가장 발전된 것.

어느 누구도 개가 양자 물리학을 이해하도록 가르칠 수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것은 개의 뇌가 그만큼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

인간의 두뇌도 마찬가지임.

인간이 양자물리학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아직 파악할 수 없는 것이 굉장히 많음.

인간의 유전자 집합은 수천 년간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음.

잠재적 과학전능주의는 유용한 도구로 받아들일만하지만, 그것을 사실로 가정하는 것은 자기기만일 뿐임.

 

25

7. 물리적 실재를 연장(res extensa)으로 여기는 데카르트의 물질 개념은 물리적 실재에 대한 진술들에 대응하는 사실들을 기술하는 데 적합하지 않음.

우리는 어떤 것이 물리적이라고 하는 것은 심적인 것에 반대되는 것이라고 받아들임.

그러나 그러한 범주들에 포함되지 않는 실재들이 얼마든지 있음.

예) 형식논리학을 의심하는 이유들, 비-문법적 문장들, 스키를 타는 나의 능력, 캘리포니아 주정부, 축구경기에서의 득점 등


25

실재는 물리적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적어도 세 가지는 틀렸음.

(1) “물리적”과 “심적”은 잘못된 반대말

(2) 물리적인 것을 데카르트적인 용어로 연장(res extensa)인 것으로 생각하면, 그러한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있음.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전자는 질량/에너지로 생각하므로, 데카르트 식 정의로는 물리적인 것이 아님.

(3) 존재론에 대한 결정적 질문은 “세계에는 어떤 종류의 것들이 존재하는가?”라기보다는 “우리의 경험적 진술들이 참이 되기 위해 세계는 어떠해야 하는가?”임.


 


(2021.01.23.)

     

[교양] Wilson (1998), Consilience 요약 정리 (미완성)

[ Edward Osborne Wilson (1998),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 (Alfred A. Knopf). 에드워드 윌슨, 『통섭: 지식의 대통합』, 최재천・장대익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