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가 나온 이후, 한국에서 도박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뭐만 했다 하면 손목을 걸고 내기를 한다. 내가 도박판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유튜브 채널 <까레라이스>에 따르면, 실제로 도박판에서는 남의 손모가지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고 한다. 도박에 미쳐있는 사람들에게는 환금성이 없는 손목 같은 것은 관심사라 아니라는 것이다. 하여간, <타짜> 이후 한국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도박 영화에서는 손목을 건 대결이 나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손목을 건 도박은 <타짜>가 최초인가? 내가 알기로는 소설 <동의보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설 <동의보감>은 MBC 드라마 <허준>의 원작인데, 이 소설에서는 손목을 건 대결이 두 번 나온다. 허준이 약속한 기일 안에 환자를 치료가 하지 못하면 손목을 자르기로 한다. 의료사고의 가능성을 두고 손목을 거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이 소설에서 허준의 스승으로 나오는 유의태는 구침지희를 제안하며 손목을 건다. 사람도 아니고 닭한테 침 아홉 방 놓고 안 죽게 하는 데 손목을 거는 것이다.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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