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이가 새끼를 일곱 마리 낳았고 일곱 마리가 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폴짝폴짝 뛰어다니더니 며칠 전에는 어떤 놈이 발톱으로 마루를 긁고 있었다. 나는 새끼 고양이들이 긁으라고 고양이집 근처에 통나무를 가져다놓았다.
통나무는 원래 몇 년 전에 내가 만들었던 것이다. 그 때도 고양이들이 가지고 놀라고 통나무를 현관문 근처에 놓았었다. 고양이들이 통나무 껍질을 긁어서 현관문 앞에 나무껍질이 나뒹굴었고, 나는 어머니에게 미친놈이라고 욕만 뒤지게 먹었다. 어머니가 통나무를 버리겠다고 하는 것을 겨우겨우 싸워가며 막았고, 결국 집 한 귀퉁이에 두기로 타협을 보았다.
몇 년이 지나자 통나무의 나무껍질이 저절로 다 벗겨졌다. 껍질이 다 벗겨진 통나무를 가져다놓으니 이제는 고양이들이 통나무를 긁어도 부스러기가 날리지 않는다.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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