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서 명령의 뜻을 나타내는 말투로는 해라체와 하라체가 있다. 해라체는 ‘동사 어간+어라/아라’ 형태의 구어체 명령형이고, 하라체는 ‘동사 어간+라/으라’ 형태의 문어체 명령형이다.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어떤 명령의 뜻을 전달할 때는 해라체를 쓰고,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독자나 청자에게 명령의 뜻을 전달할 때는 하라체를 쓴다.
해라체는 청자에 대한 아무런 높임이 없는 말투이지만 하라체는 어느 정도 중립적인 느낌을 주는 말투이다. 시험 문제에 “골라라”가 아니라 “고르라”를, “그려라”가 아니라 “그리라”를, “답해라”가 아니라 “답하라”를, “써라”가 아니라 “쓰라”를 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간접인용이나 구호 등에도 하라체가 쓰이는데 드라마 제목이 <응답해라 1988>이 아니라 <응답하라 1988>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아파트 단지에서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고 한 아저씨는, 비록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고성과 욕설을 뱉었지만 그 와중에도 나름대로 청자에 대하여 중립적이고 문어적인 말투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 링크(1): [중앙일보] 해라體와 하라體
( https://korean.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57702 )
* 링크(2):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리믹스 - 혁형
( www.youtube.com/watch?v=g4XxvnoYnF4 )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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