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이명박의 글씨체가 예쁘다. 물론 악당이 이런 글씨를 쓴다는 것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원래부터 글씨는 사람의 인격 같은 건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씨가 예쁘냐 안 예쁘냐는 기술의 문제다. 글씨를 못 쓸 정도로 성격이 안 좋다면 참을성이 없고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짜잔한 악동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말 나쁜 놈들은 치밀하고 인내심이 강해서 글씨를 잘 쓸 수 있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옛날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많이 믿었는데 동아시아 사람들은 전-근대적 사고에서 덜 벗어나서 이상한 것을 조금 더 믿는 것뿐이다.
이명박 손글씨를 폰트로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한 폰트 이름은 ‘찍찍명박체’다. 마음에도 없는 글을 찍찍 써서 ‘찍찍명박체’다. 사과문을 써야 하지만 사실은 조금도 미안하지 않거나 이건 내가 생각해도 개소리인데 어쩔 수 없이 보고서를 써야 한다거나 할 때 찍찍명박체 폰트를 쓰면 된다.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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