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ian Rappert, “The Distribution and Resolution of the Ambiguities of Technology, or Why Bobby Can't Spray,” SSS 31 (2001), 557-591. ]
1. In Search of Capacities
2. Non-lethal Weapons and Ambivalence
2.1. What’s in a Name?
3. The Performance of Ambiguity
4. Chemical Incapacitant Sprays
5. Discussion
5.1. Technology and Responsibility
5.2. Rethinking the Terms of Debate in S&TS
이 논문의 목적은 포스트 본질주의자 입장의 효용과 한계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브라이언 래퍼튼(Brian Rappert)은 기술의 본성을 둘러싼 모호성들에 주목한다.
1. In Search of Capacities
래퍼튼은 기술의 인과역량(capacities of technology)에 대한 포스트 본질주의자의 견해를 소개하기 전에 실재론자(또는 본질주의자)와 상대주의자(또는 해석주의자)의 견해를 소개한다. 실재론자와 상대주의자는 기술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중립적인 도구라는 기존 견해에 의문을 제기한다. 두 입장의 차이점은 기술의 사회적 구성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다. 실재론자는 기술의 물리적인 구현 형태 이면에는 정치적으로 고의적인 의도가 담겨있다는 입장이다. 뉴욕 해안 고속도로의 고가도로의 높이가 낮은 이유에 대한 랜던 위너(Langdon Winner)의 분석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달리, 상대주의자들은 기술에 내재된 특정한 정치적 가치보다는 기술이 발전하고 구성되는 데 영향을 미친 우연적인 요소를 강조한다. 스티븐 울가(Steven Woolgar)와 케이스 그린트(Keith Grint) 같은 포스트 본질주의자들은 본질주의적 흔적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사회구성주의 같은 구성주의적 접근을 비판한다. 울가와 그린트가 지적한 본질주의적 흔적은 기술에 본질적인 인과역량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기술의 인과역량・실행・영향을 모두 우연적인 것으로 취급한다.
2. Non-lethal Weapons and Ambivalence
래퍼튼이 포스트 본질주의의 효용으로 꼽는 것은 기술 분석과 비판에 대한 대안적 기초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재론자들은 어떠한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공로가 있지만 그러한 사실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는 나아가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포스트 본질주의는 어떤 기술의 어떤 버전이 어떤 환경에서 승리했으며 왜 승리했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포스트 본질주의가 다루는 쟁점들 중에는 기술에 대한 사회적 개입(social intervention)의 토대로서 기술에 대한 의도⋅설계⋅사용의 관계에 대한 특정한 서사 형식이 적절한지를 포함한다. 포스트 본질주의의 이러한 입장에 대하여 래퍼튼은, 사회적 관계의 우연성과 기술의 구성된 본성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들의 변형에 대한 질문도 던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래퍼튼이 분석한 것은 비-살상 무기(non-lethal weapons)의 사례이다.
3. The Performance of Ambiguity
살상 무기에 대한 본질주의자의 입장은 총은 본질적으로 다른 도구보다 위험하다는 것이다. 로버트 스피처(Robert Spitzer)는 칼처럼 비-폭력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도구와 달리 총은 더 위험하며 이는 총을 소유하는 개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위험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울가와 그린트는 무기의 인과역량은 총기 자체의 본성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서 발사하는 행동과 결과에 대한 해석의 범위를 고찰해야만 해당 인과역량을 알 수 있다고 반박한다. 무기의 설계와 확산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총기 소유가 만연한 것은 그 자체로 총상과 상관관계가 아니고, 총을 발사하는 행동은 광범위한 사회적 관계들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포스트 본질주의의 해석 틀은 비-살상 무기에도 적용된다. 비-살상 무기에서 ‘비-살상’의 기준은 해당 무기를 누가 사용하느냐, 누구에게 사용하느냐, 어떤 환경에서 사용하느냐 등 어떤 선택지로 비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4. Chemical Incapacitant Sprays
비-살상 무기의 인과역량에 대하여 래퍼튼은 비-살상 무기와 관련된 근본적인 모호함들(fundamental ambiguities)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비-살상 무기가 정당화되는 일반적인 맥락은 영구적 신체 손상을 주는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인데 실제 구체적인 사례에서는 원래의 취지와 어긋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비-살상 무기 기술의 적법성과 관련된 모호함은 일반적인 주장과 구체적인 실행 사이의 이러한 긴장 관계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에 대하여 래퍼튼은 기술과 관련된 모호성을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닌 분석의 주제로 논점을 바꿀 것을 주장한다. 즉, 비-살상 무기의 적법성을 보장하는 명확한 구분선을 제공하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비-살상 무기의 적법성과 관련된 모호성이 어느 정도로 분포되어 있는지가 제도적인 적법성의 측면과 관계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래퍼튼은 영국 경찰의 CS 스프레이 사용을 분석 사례로 사용한다. CS 스프레이는 가끔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무기들에 비해 안전하다. 경찰 당국은 CS 스프레이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여 경찰관이 스프레이를 올바로 사용하도록 준비 훈련(training provisions)을 시킨다. 경찰의 모니터링 시스템 활용은 합리적인 가정에 의존하는 신뢰 기반 시스템이고 스프레이 사용에 대한 비판 대상은 스프레이 성분이 아니라 경찰관의 행동이 된다. 이는 무력 사용의 수용가능성에 대한 기본적인 불일치가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적법성의 모호성이 어디에 분포하는가의 문제이다. 적법성의 분포에 따르면, 일선 경찰관들은 특정 상황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을 결정하는 것보다는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절차들로부터 편차(deviation)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 할 수 있다.
5. Discussion
비-살상 무기를 통해 래퍼튼이 보이고자 한 바는 기술의 인과역량들을 고정된 것으로 보거나 열려있는 것으로 보는 양극단 사이의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분석의 근거를 찾는 것이며, 그러한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기술과 관련된 적법성의 모호성의 분포를 분석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20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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