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0

안철수의 오래된 미래인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이 겪고 있는 100일 간의 좌충우돌 대모험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겪는 유래 없는 일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10년 전에 겪을 뻔 했던 일이다. 2012년에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보자. 2013년의 안철수가 2022년의 윤석열보다 국정 운영을 유의미하게 잘 했을까? 안철수는 계속 간만 보고 윤석열은 간도 안 보고 막 퍼먹으니까, 윤석열보다 안철수가 약간 더 잘 했을 수는 있겠다. 그렇지만 나아봤자 얼마나 나았겠는가? 안철수가 정치를 10년이나 하고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같은 소리를 인수위에서 한 것을 보면, 정치 시작하자마자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떤 대모험이 펼쳐졌을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10년 전 안철수가 희망이라고 앞장서서 꼴값 떨고 다니던 사람들은 요새 뭐 하는지 모르겠다. 다 죽었나? 10년 전에 벌어졌을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데, 그 당시 자기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정치를 안 해봤으니까 아예 대통령을 시키자는 것 자체가 정신 나간 발상인데, 지금 돌이켜 보면 무엇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다들 살짝 미쳐 있었던 것 같다. 일반 시민들이야 뉴스나 볼 줄 알지 정치에 대해 무엇을 알겠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정치는 물론 자기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아니니, 많이 배우고 잘 났다는 놈들이 앞장서서 꺼떡거리면서 돌아다니면 그런가 보다 하고 졸졸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치자. 그 때 앞장 서서 까불던 놈들은 지금 다들 뭐 하고 있나?


10년 전에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윤석열은 정치에 뛰어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정치에 뛰어들었더라도 단번에 대통령이 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022년 평행 우주의 윤석열은 대모험 대신 저녁 때 술이나 마시면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쩌면 대통령인 지금도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 뱀발(1): 안철수는 이미 10년이나 정치를 한 정치인이라서 2022년의 대선 출마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2012년의 안철수 현상은 정상적인 일이 아닌 것이고, 2022년에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정상적인 일이지만 내가 지지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 뱀발(2): 안철수가 10년 전에 대통령이 되고 난장판을 쳤다면, 검찰총장인 윤석열도 대선 주자로 쉽게 뜨지는 못했을 것이고, 국민의힘도 윤석열을 쉽게 업어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례는, 인간이 아무리 똑똑한 척 해도 뒤지게 두드려 맞고 나서야 한 사회가 교훈을 얻는다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 링크(1): [MBC] ‘만 5살 입학’ 인수위 때 논의? 안철수 한마디가 전부

https://imnews.imbc.com/.../article/6396244_35744.html )


* 링크(2): [YTN] 윤석열 대통령 “퇴근길에 보니 침수” 발언 논란... 당시 상황 자세히 봤더니

www.youtube.com/watch?v=WVU0YICFutc )



(20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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