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복숭이가 멀리 남의 논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고양이들은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동네 한 바퀴 돌고 온다. 털복숭이 뒤를 따라가 보았다. 어디서 뭘 하는지 궁금했다.
털복숭이가 남의 논에서 딱히 하는 일은 없었다. 쥐를 잡는 것도 아니고 뛰어노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슬렁거렸다. 그렇게 슬슬 걸어다니다 논둑에 멈추어 서서는 어딘가를 한참 응시했다. 먹을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풍경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털복숭이는 뭘 그렇게 보고 있었는지.
(202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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