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7

아저씨・아주머니의 천만 원 놀이

   
신림역 1번 출구 근처 노점에서 아주머니가 천만 원짜리 계란빵을 판다. 계란빵 두 개를 사고 5천 원을 내면 아주머니가 3천만 원을 거슬러 준다. 그 아주머니 말고도, 화폐 단위를 만 배 뻥튀기하는 아저씨・아주머니는 많다. 예전에 낙원상가에서 국밥을 먹고 만 원을 냈더니 6천만 원을 거스름돈으로 받기도 했다. 천 원을 거슬러 주면서 “천만 원이요!” 하는 것은 그 또래들이 하는 일종의 놀이인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원화에 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경제학과 선생님들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외국 경제학자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 경제학자들에게 “너네 나라는 언제 디노미네이션 하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화폐를 건드는 것은 언제나 위험한 일이라서 어느 정부에서도 함부로 디노미네이션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잊을 때마다 디노미네이션 이야기는 나오고 있으니 언젠가 하기는 할 것 같기는 하다.
  
1000대 1로 화폐 단위를 줄이면 아저씨・아주머니들의 오락거리가 하나 줄어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니다. 1천 원이 1원이 되면, 아저씨・아주머니들은 1억 원짜리 계란빵을 팔게 될 것이고, 계란빵 두 개를 사고 5원을 낸 사람은 거스름돈으로 3억 원을 받게 될 것이다. 원화의 디노미네이션은 거스름돈 놀이의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고, 아저씨・아주머니들의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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