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한 외고에서는 철학도 정식 과목으로 가르친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냐고 물어보니 다른 대답이 시큰둥했다. “토론해요.” 무슨 주제로 토론하냐고 물으니 다른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한 학생이 말했다. “9시 등교가 옳은가 아닌가 토론해요.” 9시에 등교하는 것이 철학하고 무슨 상관이지? 다른 학생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말만 철학이에요.”
“철학 선생님은 철학과 나와서 선생님이 된 거죠?” 나는 별 생각 없이 학생들에게 물었는데, 뜻하지 않게 학생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철학 선생님은 원래 사회문화 선생님이에요.”, “수학 선생님이 지금은 영어 가르쳐요”, “지금 독일어 가르치는 선생님은 경제 선생님이었어요.” 어떻게 된 일인가 싶었는데 학생들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른다고 했다.
그래도 나는 “선생님들이 능력이 대단하시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까 “말만 철학이에요”라고 말했던 학생이 씩 웃으며 말했다. “문어발 식 인재죠.”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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