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박사 탁석산이 MBN <판도라>에 출연해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하여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적폐청산을 하다가 (정부가) 기운을 다 뺀다. [...] 권력의 속성상 (개혁은) 1년 안에 해치우지 않으면 못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다 보면 무리한 수를 두게 된다. 에너지를 소진하면서 1년이 지나면 정권의 힘이 떨어지는 것이다.
제가 권하는 방법은 (‘파사’보다) ‘현정’을, 그러니까 처음부터 일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집에 바퀴벌레가 있다. 바퀴벌레를 다 때려잡으면 집이 깨끗해지겠다고 생각하는데, 때려잡는다고 바퀴벌레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없어 보이지만, 또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근본 대책은 바퀴벌레가 서식할 수 없도록 환경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햇볕을 들게 하고 구석진 곳을 없애고 약을 뿌리면, 바퀴벌레들이 이 동네는 우리가 살 곳이 아니라며 간다. ‘현정’, 그러니까 일을 제대로 하면 그 다음에 적폐청산 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적폐는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예를 들어 국정원 문제가 생겼을 때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 ‘사찰 안 하겠다’고 얘기해 봐야 소용없다. 아무 말도 안 하는데 2년 정도 지나고 보니까 ‘이 정부는 사찰 안 한다’, ‘정말 국내 정치에 개입 안 한다’고 소문이 다 난다. ‘이 정부는 제대로 일을 하는구나’라고 여기게 되면 사람들이 ‘이 정부 지지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집권 4년차에도 지지율이 상당히 높을 것이다. 그럴 때 바퀴벌레를 잡아야 한다. 여태까지 잘해 왔다는 정당성이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적폐청산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적폐청산한다고 애를 쓰니까 저쪽에서 반격을 한다. ‘너희는 적폐 아니냐’, ‘너희도 해당된다’는 식이다. 그러면 (적폐 대상에게) 명분을 주는 것이다. 나중에 가면 (국민들 생각은) ‘여나 야나 다른 게 없다’고 되는 것이다.”
탁석산 박사가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세스코 같은 전문 업체에서 바퀴벌레를 잡을 때는 바퀴벌레가 도망 못 가게 건물을 다 틀어막고 단숨에 바퀴벌레를 다 죽인 뒤에 환경을 개선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틈틈이 바퀴벌레를 잡는다. 왜 이렇게 하느냐면, 바퀴벌레는 웬만한 환경에서는 다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개미 같은 경우도 멀쩡한 집에 들어와서 개미굴을 만드는 것이지, 업자가 만들어 놓은 개미굴을 분양받아서 입주하는 것이 아니다.
* 링크: [노컷뉴스] 정치가 정청래-철학자 탁석산 ‘적폐청산 방법’ 설전
( www.nocutnews.co.kr/news/4819249 )
(2017.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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