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한 업체에서 <인지과학캠프>와 <리더십캠프>를 같이 진행해서 강사 휴게실에서 두 캠프의 강사들이 만났다. <리더십캠프>의 어떤 강사가 나한테 이렇게 물었다.
- 리더십캠프 강사: “선생님은 인지과학캠프 하세요?”
- 나: “네.”
- 리더십캠프 강사: “어떤 거 가르치세요?”
- 나: “철학이요.”
- 리더십캠프 강사: “철학이라고 하면 제가 생각하는 그런 건가요?”
- 나: “어떤 것을 생각하시는데요?”
- 리더십캠프 강사: “어.... 관상 같은 거요.”
철학과에서 관상을 보느냐는 질문은 우리 부모 세대가 하던 질문이다. 리더십캠프 강사는 나와 나이가 비슷하고 대학 교육을 멀쩡히 받은 분이니, 철학과에서 관상 보는 법을 가르친다고 정말로 믿어서 그렇게 물은 것은 아닐 것이다. ‘철학’이라고 했을 때 떠오를만한 구체적인 무언가가 없었을 것이고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철학과에서 관상 보느냐는 고전적인 개그를 구사했을 것이다. 유쾌한 여성이었다.
- 나: “그러면 <인지과학캠프>인데 다른 사람들은 다들 심리학, 언어학 같은 거 가르치는데 저는 학생들 관상을 봐주는 건가요?”
- 리더십캠프 강사: “그렇죠.”
- 나: “그러면 재미있겠네요. 제가 학생들 관상을 봐주면 학생들이 ‘이보시오, 강사 양반. 내가 서울대에 갈 상인가’ 이러겠네요?”
그런데 정말 그랬으면 캠프가 재미있기는 했겠다.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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