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나보고 교회 계속 다닐 생각이냐고 자꾸 묻는다. 내가 교회 다니는 것이 싫어서 그러냐고 물으니, 어머니는 “그런 건 아닌데 교회 계속 다닐 생각인가 싶어서 그런다”고 하신다.
어머니가 보기에 나에게 신앙심 같은 것이 생길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그런데도 내가 교회를 계속 다니니 신기한 모양이다. 교회에 신도도 몇 명 없고 그나마 다 노인이다.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서 교회를 다니는 것은 확실히 아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교회에 가면 하느님이 계시듸?”라고 물었다. 신은 관찰가능한 존재자가 아닌데 일단은 “아직 못 봤어요”라고 답했다. 어머니도 젊어서 교회에 다니셨는데 아무리 다녀도 신앙심 같은 것이 생기지 않았다며 “나는 교회 다닐 때 설교 들어도 전혀 그럴듯하지 않더라”라고 하셨다. 결혼 전에 고모 때문에 억지로 교회를 다녔는데 결혼한 이후에는 교회를 안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혹시나 싶어서 이렇게 물어보았다. “아버지하고 결혼하고 보니까 신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된 건가요?” 어머니께 미친 놈이라고 욕만 먹었다.
(201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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