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8

김의겸의 5.18 팔이



김의겸 의원이 오늘 아침에 게시한 페이스북 글은 <한겨레> 정혁준 기자의 “윤석열과 히틀러”라는 칼럼의 페이스북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정혁준 기자가 윤석열과 히틀러의 유관하지 않은 공통 요소들을 나열하여 아무 근거 없이 인신공격하려고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김의겸 의원도 윤석열과 전두환을 묶었다.





김의겸 의원처럼 글을 쓴다면 “김의겸과 김근식”이라는 글을 쓸 수도 있다. 열린민주당 의원 김의겸과 연쇄강간범 김근식은, 공교롭게도 둘 다 50대 한국 남성이며 성씨가 김씨이고, 쌀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김근식이 출소한 지 한 달 만에 초등학생을 대상을 성범죄를 저질렀듯, 김의겸도 물의를 일으키고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둔 지 얼마 안 되어 국회의원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쓴다면, 자료만 충분할 경우 얼마든지 내용 없이 길게 글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는 게 정상이냐는 말이다.

윤석열은 “5.18은 41년 전에 끝난 것이 아니고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이며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지만 유력 대선주자가 5.18을 계승하겠다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에게 문제가 있다면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고 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 설명하면 된다. 조국의 부인에게 법적인 문제가 있듯 윤석열의 부인에게도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 될 것 아닌가? 그런데 김의겸 의원은 윤석열과 전두환을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묶는 수준 낮은 글을, 그것도 굳이 5월 18일 아침에 올려서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다.

5.18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5월 18일 아침에 윤석열과 전두환이 어쨌네 저쨌네 하는 저열한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나 같으면, 아무리 선동질을 하고 싶어죽겠어도 5월 18일은 피했을 것이고 1980년 5월은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인이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정치적 경쟁자를 음해하고 모략하는 것이 뭐가 그리 이상한 일이겠냐만은, 정략적 도구로 쓸 것이 있고 쓰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일반 시민들을 얼마나 개돼지 수준으로 보길래 이런 조악한 글로 선동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리 그래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

쿠데타에 맞서다 피 흘리고 죽은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들이 검찰 쿠데타 같은 소리나 하면서 이렇게 5.18을 팔아먹고 있다. 이런 와중에 20-30대들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을 두고 역사 경험이 부족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도대체 그들은 역사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배운 것인가?

(20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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