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수업 오픈북 시험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것은 학생의 답안 작성 능력이다. 그 학생이 답안 작성 능력을 가지기까지 수많은 요소들이 개입했을 것이지만 오픈북 시험은 그런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 어떤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그러한 자료를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도 문제 삼지 않는다. 남이 자료를 구해주었다고 해도 답안 작성 능력이 없으면 답안을 작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픈북 시험도 부정 행위의 기준은 명확하다. 정해진 시간에 해당 학생이 답안을 작성했는가, 이것 하나다. 해외 대학에서 20년 전에 석사학위 받은 사람이 오픈북 시험의 부정 행위를 옹호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한 개인의 능력이 형성되는 데 유전적 요소나 환경적 요소가 어느 정도로 개입하는지 불분명하니 부정 행위의 기준도 불분명하다고 현직 교수가 주장하는 것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나는 궁금하다. 전우용 교수는 왜 대학생 아들들의 과제를 대신 작성해주지 않고 말만 몇 마디 해주고 마는가? 전우용 교수는, 과제에 관한 자식들의 물음에 한 마디 대답으로 끝나는 것이나 한 시간 넘는 토론으로 이어지는 것이나 오픈북 시험 대리 시험이나 별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제를 대신 작성해주는 것도 별 문제 없다고 판단할 법한데, 왜 전우용 교수는 아들들의 과제를 대신 작성해주지 않았을까? 귀찮아서? 자식들을 아끼지 않아서? 자식들이 아버지보다 과제를 더 잘 해서?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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