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감을 땄다. 어머니는 감을 따려고 과일 따는 집게를 새로 사놓으셨다. 어머니는 2m 정도 되는 집게로 감을 집고 나는 4미터 정도 되는 가지 치는 도구로 감나무 가지를 잘랐다.
두 사람이 감을 따고 있을 때 화천이는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안 놀아줘서 그런지 화천이는 뒤뜰에서 이유 없이 달렸다. 체구가 작아서 그렇지 뛰는 폼이 꼭 한 마리 표범 같았다. 타닥타닥 하고 땅바닥에 발을 딛는 소리가 들렸다. 전력질주로 몇 바퀴 돌더니 감나무 위로 올라가 웅크리고 앉았다. 내가 감나무 위쪽에 있는 감을 따려고 나무에 오르자 화천이가 발톱을 세우고 내가 낀 장갑을 뜯으려고 했다. 한참을 달래자 그제서야 화천이는 나무에서 내려갔다.
한참 뛰어서 힘들었는지 화천이는 꾸벅꾸벅 졸았다. 줄에 곶감이 매달리든 말든 화천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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