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교회에서 부흥회를 했다. 초청 연사로 어느 유명한 목사님을 모셨다. 내가 그 목사님을 실제로 본 것은 그 날이 처음이었는데 무대 장악력이라든지 쇼맨십 등이 굉장했다. 괜히 그 교회에 신도들이 몰리는 것이 아니었다.
부흥회에서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그 목사님은 주례도 많이 보았는데 주례 볼 때마다 “하나님, 이 가정에 아들을 하나 주고 딸을 하나 주시되 반드시 딸을 먼저 주시고 아들을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한다고 한다. 왜 아들이 아니라 딸을 먼저 낳아야 한다는 것인가. 그 목사님에 따르면, 딸은 어느 정도 자라면 동생을 돌보기 때문에 부모의 육아 부담이 줄어들지만 아들은 어느 정도 커도 자기밖에 몰라서 아무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그렇게 기도를 하면 대부분 정말로 딸을 먼저 낳고 아들을 나중에 낳는데, 가끔씩 아들을 먼저 낳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가끔씩 그런 일이 있으면 그 목사님은 심란해진다고 한다. 간절히 기도하고 구했는데 이렇게 응답을 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그 목사님을 안 쓸 수도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목사님은 간절히 기도하고 응답을 구했다. “하나님,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했는데 왜 그런 응답을 주십니까” 하면서. 어느 날 이런 응답이 왔다고 한다. “네가 기도하기 전에 이미 뱃속에 아들이 있었느니라.”
이 이야기에 부흥회에 온 아저씨・아주머니・할아버지・할머니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하도 크게 웃어서 교회가 터지는 줄 알았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뽀빠이 이상용 테이프의 교회 버전인가 싶었다.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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