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6

악마의 변호사



악마의 변호사는 로마 가톨릭에서 유래한다. 로마 가톨릭에서 누군가를 성인으로 추대하려고 할 때, 성인 추대를 찬성하는 ‘하느님의 변호사’와 성인 추대를 반대하는 ‘악마의 변호사’로 편을 나누어 토론했다.

성인으로 추대할 움직임이 있을 정도의 사람이면 충분히 훌륭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도 악마의 변호사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끈질기게 흠을 찾는 것은, 악마가 보아도 허점을 찾지 못할 사람이라면 어떠한 비판에도 성인의 지위가 위협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인으로 추대했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성인으로 추대 받은 사람은 물론이고 가톨릭 전체의 명예도 실추되니 미리 검증하는 것이다.

언론은 악마의 변호사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모든 언론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월간조선>은 인천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 기안자의 입을 빌려,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 반대론자들에게 밀려 인천공항을 건설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겠냐고 묻는다. 인천공항 같은 대형국책 사업에 비판자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누군가 어떤 일을 비판한다면 그 비판이 타당한지 살펴보고 그러한 비판이 타당하지 않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비판하는 행위 자체를 비난하는 건 성숙한 사람이 할 행동은 아니다.

정부가 하려는 일에 아무런 비판 없이 온 사회가 나서서 박수치며 응원하는 사회가 있기는 있다. 북한이 그렇다.

* 뱀발: 악마의 변호사는 1587년에 도입하여 1983년에 폐지했는데, 악마의 변호사가 없어진 후 추대된 성인의 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 링크(1): [월간조선] 세계 1위 인천공항, 계획 땐 근거 없는 온갖 반대에 시달려 / 김태완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22/2012042200322.html )

* 링크(2): [중앙일보] 악마의 대변인 / 조현욱

( http://news.joins.com/article/3185922 )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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