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원래 고양이를 싫어한다. 우리집에 살게 된 고양이 중에 어머니가 유일하게 이름을 붙인 고양이가 화천이다. 어머니가 화천이를 좋아해서 화천이 새끼들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어머니는, 화천이 새끼들을 다 어디 보내고 화천이만 키우면 좋겠는데 화천이 새끼들이 이미 다 커서 다른 집 보낼 수도 없고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니 어쩔 수 없이 새끼들까지 키운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왜 화천이만 좋아하고 화천이 새끼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가. “화천이는 예쁘게 생겼잖냐.” 화천이하고 화천이 새끼들하고 거의 똑같이 생겼다. “화천이는 똑똑하지 않냐.” 정확한 지능은 알 수 없지만 화천이 새끼들도 화천이만큼이나 똑똑하다. “화천이 새끼들이 밥을 너무 많이 먹잖냐.” 화천이나 화천이 새끼들이나 먹는 양은 거기서 거기다. “화천이는 새끼 때부터 키웠잖냐.” 화천이는 새끼 때 데려왔지만 화천이 새끼들은 우리집에서 낳아 키웠다.
“화천이는 불쌍하잖냐. 화천에 사는 걸 여기(경기도 화성)까지 데려왔잖냐.” 어머니는 전남 해남에서 와놓고는 강원도 화천에서 온 화천이보고 멀리서 와서 불쌍하다고 하신다.
(201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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