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과정에서 종강 모임을 했다. 동양과학사 선생님이 건배사를 하셨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동지(冬至)입니다.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동양에서는 음이 쇠하고 양이 다시 일어난다고 보았습니다. 동지에 해당하는 주역 괘는 복괘(復卦)입니다. 맨 밑에 있는 효 하나가 음이고 그 위가 모두 양인 괘입니다. 여러분들 모두 학기말에 기말보고서 쓰느라 힘들겠지만 조금만 참고 버티면 좋은 날이 온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옆에 있는 대학원생한테 조용히 말했다.
“좋은 말씀인데 비유가 약간 틀린 것 같아요. 동지는 대학원생이 아니고 교수 임용 직전의 박사죠. 대학원생은 계속 밤이구요.”
대학원생의 상황을 나타내는 괘는 복괘가 아니라 산괘(山卦)일 것이다. 산괘는 산 위에 산이 겹친 형국을 나타낸다.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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