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벚나무가 너무 커져서 적당한 높이로 잘랐다. 벚나무를 자르던 중 가지 사이에 머그컵만 한 둥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둥지 안에는 청자 빛깔의 알이 두 개 있었다.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알이었다. 요새 뻐꾸기가 뻐꾹뻐꾹 하고 우는데, 아마도 붉은머리오목눈이 같은 새들의 둥지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내가 발견한 둥지는 아직 뻐꾸기한테 털리지 않았다.
둥지가 있다고 해서 벚나무를 안 자를 수도 없는 일이어서 둥지가 안 다치게 신경 쓰면서 일했다. 일을 다 끝내니 둥지 주변이 너무 휑해서 어미 새가 놀랄 것 같았다. 어미 새가 놀라지 않도록 가지로 둥지 주변을 감쌌는데, 효과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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