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었다. 밤 9시였나 10시였나, 화천이 새끼는 책상 위에 올려놓은 빗자루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골판지로 만든 고양이집에도 안 들어가고 오밤중에 빗자루 위에서 졸고 있었다. 고양이집 안은 비어있었다. 화천이가 어디 간 것이다. 쥐라도 잡으러 간 모양이었다. 화천이는 가끔씩 밤에 쥐를 잡아온다.
아마도 화천이 새끼는 어미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밤에 한 마리가 대문 밖에 나가면 한 마리는 자기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현관문 근처에서 웅크리고 있다. 한 마리가 마저 들어와야 두 마리가 같이 집으로 들어간다.
오늘 아침에 화천이는 보이지 않았다. 화천이 새끼만 현관문 앞에 있었다. 내가 교회 가기 직전에야 화천이가 집에 돌아왔다. 교회 가려고 현관문을 나설 때 화천이가 새끼 쥐를 물고 총총 걸음으로 대문으로 들어왔다. 화천이를 본 새끼가 “와-앙” 하고 울자, 화천이는 잡아온 새끼 쥐를 주저 없이 자기 새끼 앞에 놓았다. 화천이 새끼는 어미가 던져 놓은 쥐를 곧바로 집어물었다.
(202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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