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毛施淑姿 工顰姸笑
모장(毛嬙)과 서시(西施)의 정숙한 자태는, 교묘히 찡그리고 곱게 웃어도 아름다웠다.
모장은 월왕 구천(句踐)의 애인이고 서시는 오왕 부차의 애첩. 둘 다 미모가 워낙 출중하여 사람들은 서시가 아파서 찡그린 모습을 보고도 서시가 하는 대로하면 모두 아름다울 것이라고 믿고 흉내 내었다고 함
毛(털 모) 施(베풀 시) 淑(맑을 숙) 姿(맵시(모양)자)
工(교묘할(장인) 공) 顰(찡그릴 빈) 姸(고울 연) 笑(웃을 소)
119. 年矢每催 曦暉朗耀
세월은 화살처럼 쉼 없이 재촉하여 흘러가지만, 태양은 언제나 유유히 빛난다.
年(해 년) 矢(살 시) 每(매양 매) 催(재촉할 최)
曦(햇빛 희) 暉(빛 휘) 朗(밝을 랑) 耀(빛날 요)
120. 璇璣懸斡 晦魄環照
혼천의 매달려 돌아가듯, 그믐달은 보름이 되면 밝게 비춘다.
- 璇璣: 북두칠성의 첫째별에서 넷째별까지(국자 모양에서 자루 부분에 해당되는 별)를 가리키는 말. 여기서는 천문 관측을 위해 고안한 천체 모형을 가리킴.
* 선기를 옥으로 장식해서 선기옥형(璇璣玉衡)으로 부르는데, 후한 때 장형이 이를 더 개량하여 만든 것이 혼천의(渾天儀).
璇(아름다운옥 선) 璣(구슬 기) 懸(매달 현) 斡(돌 알)
晦(그믐 회) 魄(달빛(넋) 백) 環(돌(고리) 환) 照(비칠 조)
121. 指薪修祐 永綏吉劭
육신은 결국 없어지지만 명인(名人)들의 ‘이름’은 전하여 영원하다.
- 指薪修祐: 『장자』 「양생주」편의 “손가락이 장작 지피는 일을 다하더라도 불은 전달되어서 꺼질 줄을 모른다”(指窮於爲薪, 火傳也, 不知其盡也)를 다시 쓴 것. 여기서 ‘신(薪)’을 육체를, ‘화(火)’는 정신을 비유한 것으로 몸은 결국 없어지지만 정신은 후세에 전달된다고 풀이하는 것이 보통이다.
指(가리킬 지) 薪(섶나무 신) 修(닦을 수) 祐(도울 우)
永(길 영) 綏(편안할 수) 吉(길할 길) 劭(아름다울 소)
122. 矩步引領 俯仰廊廟
절도 있게 걷고 옷깃을 단정히 여미며, 조정 일을 심사숙고하여 처리한다.
- 矩步: 자로 잰 듯 법도에 딱 맞는 걸음걸이의 자태
- 引領: 옷깃을 단정하게 여미는 일
- 俯仰: 원래 의미는 ‘머리를 숙여 내려다보고 머리를 들어 올려다 보다’이다.
- 廊廟: 대전 주위의 부속 건물을 뜻하지만, 간접적으로는 조정을 가리킨다.
矩(법 구) 步(걸음 보) 引(끌 인) 領(목 령)
俯(구부릴 부) 仰(우러를 앙) 廊(복도 낭) 廟(사당 묘)
123. 束帶矜莊 徘徊瞻眺
의관을 갖추고 의연한 자세를 하고서, 여유롭게 걸으며 여기 저기 바라본다.
束(묶을 속) 帶(띠 대) 矜(자랑할 긍) 莊(장중할 장)
徘(노닐 배) 徊(노닐 회) 瞻(쳐다볼 첨) 眺(바라볼 조)
124. 孤陋寡聞 愚蒙等誚
학식이 천박하고 견문이 좁으면, 어리석은 자와 똑같이 꾸짖는다.
- 孤陋寡聞: 『예기』 「학기」의 “홀로 배우기만 하고 벗이 없으면 학식이 얕고 좁으며 견문이 모자라게 된다”(獨學而無友, 則孤陋而寡問)를 다시 쓴 것.
孤(외로울 고) 陋(좁을 루) 寡(적을 과) 聞(들을 문)
愚(어리석을 우) 蒙(어릴 몽) 等(무리 등) 誚(꾸짖을 초)
125. 謂語助者 焉哉乎也
이른바 어조사(語助辭)라는 것은 언(焉)・재(哉)・호(乎)・야(也)다.
謂(이를 위) 語(말씀 어) 助(도울 조) 者(놈 자)
焉(어조사 언) 哉(어조사 재) 乎(어조사 호) 也(어조사 야)
* 참고 문헌
김근, 『욕망하는 천자문』 (삼인, 2003)
박성복, 『천자문풀이』 (대구대학교출판부, 2012)
한정주, 『천자문 인문학』 (다산초당, 2016)
(201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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