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8

나는 정의당원인데



대학원 석사 졸업생과 저녁식사를 했다. 무슨 대화를 하다가 그런 말이 나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하여간 나는 정의당원이며 매달 당비를 낸다는 말을 했다. 그 말에 졸업생이 깜짝 놀라며 이렇게 물었다. “레드홍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요?” 레드홍은 홍준표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졸업생은 내가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같은 당을 지지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졸업생이 그런 판단을 한 근거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같이 다니는 사람 중에 정치 성향이 보수적인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같이 다니는 정치 성향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다른 하나는 과학철학 전공자 중에 마초에 보수적인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그런 사람이 다녔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현재 대학원에 다니는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은 없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연구실에 돌아와 내가 정의당원이라는 사실에 졸업생이 놀랐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른 대학원생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한 석사과정생은, 과학철학 하는 사람들은 선배가 정의당원인 거 다 아는데 다른 전공자들은 자유한국당 당원으로 아는 것 아니냐, 다른 방에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웃었다. 다른 대학원생은 “그런데 과학철학 하는 사람 중에 마초가 많아요? 아닌 것 같은데. 남들이 볼 때 마초인데 이미 익숙해져서 우리끼리는 모르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마초도, 좀 키가 한 185센티 정도는 되고 몸에 근육도 많고 신체 능력도 좋아야 마초 할 맛이 나지 않을까? 키도 작고 근육도 없고 힘도 없는 것이 왜 마초를 해?” 내 말에, 석사과정생이 이렇게 말했다. “선배가 그러니까 자유한국당 지지자로 오해받는 거예요.”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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