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2

임칙서는 몰수한 아편을 어떻게 처리했나?



18세기 초 영국은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청나라에 아편을 밀수출하기 시작했다. 청나라에서 아편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은이 대량으로 해외로 유출되고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생기자, 청의 도광제는 임칙서를 흠차대신으로 임명하여 사태를 수습하도록 했다.

어렸을 때 보았던 학습 만화에서는 임칙서가 몰수한 아편을 한 곳에 모으고 모두 불태우는 장면이 나왔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렇게 아편을 한 방에 다 태우면 온 도시가 아편굴이 되는 게 아닌가, 임칙서가 몰수한 아편이 2만 8천 근이라고 하는데 이걸 다 태우면 어떻게 되나. 어린 나는 이런 상상을 했다. 임칙서가 높은 곳에 올라 몰수한 아편이 불타는 것을 부하들과 함께 지켜보면서 이런 대화를 한다.


- 임칙서: “몰수한 아편이 불타는 것을 보니 기분이 참 좋군. 흐흐... 흐흐흐...”


- 부하: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나라가 다시 건강해질 것입니다. 흐흐... 흐흐흐흐....”


- 임칙서: “흐흐.. 흐흐흐.... 기분 탓인가? 몸이 전혀 피로하지 않아. 흐흐....”


- 부하: “흐흐흐.... 흠차대신님, 너무 무리하신 것 같습니다. 흐흐... 침까지 흘리시고... 흐흐흐....”


- 임칙서: “흐흐... 자네도 침을 닦게. 흐흐흐흐....”


- 부하: “흐흐흐흐....”


- 임칙서: “흐흐흐...”


실제 임칙서의 아편 처리 방식은 소각이 아니라 중화였다고 한다. 공터에 큰 구덩이를 파고 13행에서 몰수한 아편을 쏟아 넣고 거기에 석회가루와 바닷물을 구덩이에 부었다고 한다. 아편이 석회와 소금에 섞이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마약 성분이 없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부글부글 끓으며 연기 같은 것이 난다. 연기가 나는 것을 멀리서 본 구경꾼들은 몰수한 아편을 불태운다고 착각했고 그 이야기가 와전되어 임칙서가 몰수한 아편을 불태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 참고 문헌

김성문 외, 『중국 속의 중국』 (서교출판사, 2017).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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