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8

[논문 쓰기] 인용과 출전 표기 (정병기 교수)



잘못된 인용은 논문을 망친다. 인용을 적절하고 정확하게 해야 논문이 제 격을 갖춘다. 필요한 인용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은 인용도 좋지 않다.

■ 지나친 인용은 깊이 있는 분석을 방해한다

- 인용을 얼마나 풍부하게 해야 하는지는 논문의 유형에 달려있음.

- 특정 작가와 작품 또는 학자와 저서를 평가・분석하는 경우는 인용이 풍부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지나친 인용은 독창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어설픈 알리바이가 됨.

• 지나친 인용은 논문 지면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평가와 분석을 소개하는 데 치우쳐 깊이 있는 분석을 가로막음.

- 논리 전개상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를 제외하고는, 직접 관련되지 않는 문헌이나 내용을 인용하면 안 됨.

■ 간접 인용을 중심으로 하되 자신의 소리를 자신의 문장으로

-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반드시 간접 인용을 하며, 직접 인용을 할 때도 간단하게나마 해석을 붙임.

- 수식을 인용하거나 자기 견해와 대조되는 것을 부각시키는 경우 또는 원문이 아니면 그 의미를 독자가 곡해할 염려가 있을 때는 직접 인용을 함.

- 원문의 표현만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될 때 직접 인용을 해야 하지만, 글솜씨가 원숙해질수록 이러한 경우는 점차 드물게 됨.

- 간접 인용은 내용을 위주로 원문의 문장을 재구성하여 표현하는 방식이므로, 원저자의 의견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기본임.

- 간접 인용에서도 인용된 부분의 핵심 내용이 인용되었으면, 문장이나 단락의 마지막에서가 아니라 반드시 해당 부분에서 출전을 밝힘.

- 간접 인용은 원전에 대한 독해를 거쳐 자신의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므로 연구자의 독해 능력과 전문 지식 및 글쓰기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임.

- 간접 인용도 지나치게 많은 것은 좋지 않음. 자기 견해를 자기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

■ 정확한 인용은 독자를 위한 배려다

- 모든 인용에 대해서는 그 저자와 출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함.

- 인용과 인용정보를 정확히 제시하는 것은 표절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독자들이 찾아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기도 함.

- 직접 인용을 할 때는 근거 제시가 필요한 해석적 분석을 위해 관련 구절을 충분히 인용함.

- 재인용 할 경우는 저자와 출전을 정확히 확인한 다음에 인용하고, 인용된 부분도 명확히 표시해야 하며 어디부터 어디까지 인용했는지 명확하게 표시해야 함.

- 이미 학술적 상식이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문장이나 개념들은 인용 부호를 달지 않거나 페이지 수를 쓰지 않고 문헌 정보만 표기할 수 있음. 그 외의 경우는 인용 부분을 정확히 밝혀야 함.

- 1차 자료(분석의 직접적인 대상)를 분석하거나 평가한 2차 자료들은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확인해 주는 경우에만 인용함.

- 인용 구절의 앞이나 뒤에 비판적 표현을 쓰지 않는다면 그 인용은 논문 저자가 인용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함을 전제함.

• 예) “헤겔(Hegel)이 ......라고 말하였다”는 표현은 “헤겔(Hegel)이 ......라고 말한 것은 정당하다”고 하는 것과 같음.

■ 설명주를 이용해 내용을 풍부하게

- 출전을 표기하는 주석을 ‘인용주’ 또는 ‘참조주’라고 하며, 보충 설명을 위한 주석을 ‘내용주’ 또는 ‘설명주’라고 함.

- 설명주는 본문을 보완하고 풍부하게 하는 기능을 함.

- 설명주도 논지를 많이 벗어나거나 본문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길어서는 안 됨.

• 직접 관련이 없거나 필요한 보완이 아닌데도 많이 안다는 것을 자랑하는 주석은 사족임.

- 설명주를 다는 경우(1): 본문에서 논의된 주제를 뒷받침하는 다른 참고 문헌의 정보를 추가할 때 관련 부분에 대한 더 상세한 논의나 관련 문헌을 소개함.

• 관련 문헌 소개는 이론적 배경을 다룰 때 선행 연구들을 유사한 경향성으로 묶어 소개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함.

- 설명주를 다는 경우(2): 뒷받침하는 인용문을 도입할 때. 본문 안에서는 논리 전개에 방해가 될 수 있지만 논리의 뒷받침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 자기 논리와 주장을 활용한 사례나 본문에 서술한 부분과 유사한 인용문을 추가할 때 사용함.

- 설명주는 본문에서 주장한 내용을 확대하는 기능도 함. 본문 주제의 주변적인 관찰들이나 반복되는 견해들을 소개할 때 유용함.

• 예) 사회에 회자되는 관련 사실이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인접 학문의 동향 등을 소개할 수 있음.

■ ‘환원적 주’를 활용해 분석을 날카롭게

- 자기 주장에 확신을 가지지만 그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설명주를 ‘환원적 주’라고 함.

- 본문 주장을 환원적으로 수정할 때도 설명주를 사용함.

• 자기 주장을 철회하거나 주요 내용을 반대되는 주장으로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반되는 견해를 소개함으로써 자신이 반대 의견들을 충분히 고려했음을 밝히는 것.

- 환원적 주를 사용하면 자기 주장을 환원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보며 ‘논문이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게 됨.

- 이 때 주의할 점은 전체 문제 제기와 관련된 다른 주장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부 문제제기나 더 지엽적인 문제와 관련된 경우만 사용한다는 것.

• 전체 문제 제기와 관련된 다른 주장들은 선행 연구 비판에서 다루기 때문임.

■ 출전과 참고문헌 표기는 통일되고 상세한 방식으로

- 출전과 참고 문헌의 표기 방식은 학문 분야, 학술 단체, 출판사에 따라 모두 다르며, 같은 분과 학문이라고 해도 학회와 학회지에 따라 다른 표기 방식을 사용함.

- 한 문헌에서는 일관된 방식을 사용해야 함. 글을 제출하고자 하는 학술지나 잡지의 규정에 맞추면 됨.

- 특정 잡지에 기고가 확정된 경우가 아니라면 출전 정보를 가장 상세히 기록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음.

• 통일된 방식을 사용하되 상세한 정보를 표기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

• 단순한 표기 방식으로 처음 글을 작성하고 나서 더 상세한 표기 방식을 요구하는 잡지에 게재하려 하려고 하면, 부족한 부분을 다시 찾아 기입해야 하기 때문임.

* 출처: 정병기, 『대학원신문』(고려대학교) 제153호(2008.12.03.)

(2017.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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