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8

조조는 왜 화타를 죽였나?

     

조조는 두통이 심해지자 화타를 불렀다. 화타는 조조를 진맥하고 병세를 살핀 후 이렇게 말했다.
  
- 화타: “전하의 두통은 풍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이미 병이 뿌리 깊어 탕약으로 다스리기는 어렵습니다.”
  
- 조조: “그러면 두통을 고칠 수 없단 말이오?”
  
- 화타: “아닙니다. 탕약으로는 고칠 수 없지만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날선 도끼로 두개골을 열어 그 속에 고여 있는 피를 씻어내면 병의 뿌리를 없앨 수 있습니다.”
  
- 조조: “두개골을 열면 내가 죽지 않겠소?”
  
- 화타: “아닙니다, 전하. 마폐탕을 드시면 깊게 잠이 들어 살을 찢어도 느낌이 없고 뼈를 긁어내도 아프지 않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조조: “그래도 내 머리를 쪼갠다니...”
  
- 화타: “전하께서도 들으셨겠지만 지난날 관공(관우)이 오른팔에 화살을 맞아 고생할 때 제가 날카로운 칼로 살을 가르고 뼈를 긁어 독을 뽑아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관공이 통증 때문에 몸부림칠까 두 기둥에 팔과 다리를 묶어야 한다고 했는데 관공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바둑을 두었습니다. 관공은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는데 전하께서는 이런 작은 병을 고치는데 두려워하십니까?”
 
여기까지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런데 화타가 조조의 머리를 열고 수술하겠다고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조가 화타를 의심하여 죽인다는 것은 조조답지 않다. 아마도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 조조: “그래, 그 이야기는 나도 들었지. 그런데 관우를 치료할 때는 왜 마폐탕을 쓰지 않으셨소?”
  
- 화타: “어? 어... 그러네?”
  
- 조조: “뭐, 임마? ‘어, 그러네?’ 관우한테는 마폐탕도 안 먹이고 생살을 찢고 꿰매더니, 이번에는 내 머리를 도끼로 쪼갠다고? 여봐라, 당장 이 자를 옥에 가두고 문초하라!”
  
- 화타: “전하, 그런 게 아닙니다!”
  
화타는 옥사했고 『청낭서』는 후세에 전해지지 않게 되었다.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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