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3

교수 연구실에 붙은 성경 구절



일이 있어서 물리천문학부에 갔을 때, 연구실 명패 밑에 붙여놓은 성경 구절 푯말을 보았다. 신명기 8장 2-3절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신명기 8장 2-3절)


그 교수는 왜 이런 구절을 붙여놓았을까? 지도학생이 연구 주제를 못 찾고 헤매도 모세가 광야를 헤맨 것을 기억하며 견디라는 것인가, 지도학생을 낮추시며 지도학생이 주리게 하시며 연구비를 먹이는 것은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고 진리를 탐구함으로써 사는 줄 알게 함이라는 건가, 아니면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교수라서 성경 구절을 붙여놓은 것인가?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다.


나도 개신교 신자라서 여느 신자들처럼 마음에 품고 산다. 마태복음 4장 19절 같은 구절이 그렇다.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마태복음 4장 19절)


그렇지만 나는 교수가 된다고 해도 성경 구절 같은 것을 연구실 문에 붙여놓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씀이라고 해도 종교적인 색채를 띠는 문구를 교수 연구실 앞에 붙여두는 것은 좋지 않다.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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