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3

한국 사회의 인문학 소비와 도교

   
한국에서 인문학이 소비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 그 중 자기계발과 힐링은 도교적인 전통에 맥이 닿아있는 것 같다. 심오한 무언가를 깨달아서 신비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서사는 자기계발로 이어지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 속세의 근심을 벗어던진다는 서사는 힐링으로 이어진다.
   
“한국 대표 인문학자 13인에게 배우는 살아서 신선이 되는 법”이라는 홍보 문구는 한국 사회의 인문학 소비 형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인문학 특강』은 지역 MBC에서 한 인문학 강의의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인데, 도대체 어떤 강의를 했길래 살아서 신선이 되는 법은 배운다는 것인가. 연단술이라도 가르치나? 강사 중에 신선이 없을 텐데도 “살아서 신선이 되는 법”을 배운다고 강의를 홍보한다.
  
이런 추세면 ‘19금 인문학’이라고 하면서 도교 방중술을 소개하는 사람도 등장할 법하다.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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