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omas S. Kuhn (1996),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3rd ed.), University of Chicago Press, pp. 35-42.
토머스 S. 쿤, 「4장. 퍼즐 풀이로서의 정상 과학」, 『과학혁명의 구조』, 김명자・홍성욱 옮김 (까치, 2013), 106-116쪽. ]
■ [p. 35, 106쪽]
- 정상 연구의 문제들은 개념적 또는 현상적인 새로움의 산출을 거의 목표로 하지 않음.
• 파장 측정에서 결과는 대부분 이전에 알려진 것이고, 예상 폭만 약간 넓어진 것.
• 쿨롱의 측정은 역제곱 법칙에 맞추어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임.
• 압축에 의한 가열을 연구하던 사람들은 여러 결과 중 하나를 얻기로 되어 있었음.
- 연구 결과가 좁은 범위에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대개 실패한 연구가 되며, 그 실패는 자연이 아니라 과학자에 관한 것임.
■ 사례: 전기적 인력을 측정한 실험 [p. 35, 106-107쪽]
- 18세기에는 접시저울 같은 장치로 전기적 인력을 측정하는 실험이 주목받지 못했음.
• 일관된 결과나 단순한 결과를 산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출된 패러다임을 정교화하는 데 사용되지 못함.
• 실험 결과는 전기학 연구의 지속적인 발전과는 무관한, 단순한 사실로만 남음.
- 패러다임을 획득한 후에야, 실험들이 보여주는 전기적 현상의 특성을 알게 됨.
• 쿨롱과 동시대 연구자들은 인력 문제에 후기 패러다임을 적용하여 똑같은 예측을 산출함.
• 패러다임 정교화에 의해 쿨롱은 그러한 결과를 제공하는 장치를 고안할 수 있었음.
• 아무도 그 결과에 놀라지 않았으며, 쿨롱의 동시대인들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음.
- 패러다임을 정교화하는 연구도 예기치 못한 새로움(unexpected novelty)을 추구하지 않음.
■ [pp. 35-36, 107-108쪽]
- 질문: 정상과학의 목표가 실질적인 혁신이 아니라면, 그러한 문제를 왜 다루는가?
- 답변: 패러다임의 적용가능한 범위와 정확성을 증진시키기 때문.
- 이러한 답변은 과학자들이 정상 연구의 문제에 쏟는 열정을 설명하지 못함.
• 예) 개량된 분광계를 만드는 일 등에 몇 년을 쏟아부음.
• 과학자들은 기존 기기로 더 많은 데이터를 얻는 활동을 예전부터 수행된 과정으로 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함.
- 결과가 상세히 예측되어 흥미롭지 않더라도, 그 결과를 얻는 방법은 의문으로 남음.
• 정상연구 문제를 결론으로 이끄는 것은 예측된 것을 새로운 방법으로 얻는 것.
• 이는 복합적인 도구적・개념적・수학적 퍼즐 풀이를 요구함.
- 퍼즐 풀이에 성공하는 사람은 퍼즐 풀이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퍼즐에 대한 도전은 과학자가 연구를 지속하는 중요한 부분임.
■ 퍼즐과 정상 과학의 문제의 유사점(1) [pp. 36-38, 108-110쪽]
- 퍼즐의 표준적 의미: 풀이에서의 독창성이나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문제들의 특정한 범주
- 퍼즐의 결과가 흥미롭거나 중요한 것인지는 좋은 퍼즐의 기준이 아님.
• 예) 암 치료, 평화를 영속시키는 방법 등은 해답이 없을 수 있음.
- 퍼즐의 특징(1): 해답이 확실히 존재함.
- 과학자 공동체가 패러다임과 함께 획득하는 것은, 해답을 가진다고 가정될 수 있는 문제를 선택하는 기준
• 하나의 패러다임은 성공적인 문제 풀이를 제공하여, 확실히 풀릴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구성원들에게 그러한 문제만 풀도록 권장함.
• 풀기 어려운 문제들은 탁상공론이라거나 우리 영역 외의 문제라거나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거부됨.
• 정상과학이 빠르게 진보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문제 해결을 막는 유일한 요소가 실행자의 재능인 문제들에만 집중하기 때문
- 과학자들이 정상과학의 문제들에 헌신하는 것은, 자신에게 재능이 충분히 있다면 이전에 아무도 못 풀었거나 제대로 못 푼 퍼즐을 푸는 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임.
■ 퍼즐과 정상 과학의 문제의 유사점(2) [pp. 38-40, 110-112쪽]
- 퍼즐의 특징(2): 받아들일 수 있는 풀이의 본성과 그러한 풀이를 얻는 단계를 모두 제한하는 규칙이 존재함.
• 예(1): 빛의 파장을 측정하는 기계를 고안하는 사람은 특정한 스펙트럼선의 위치마다 특정한 값을 매기는 것에 만족하면 안 되고, 그 장치가 제시한 숫자들이 이론에서의 파장과 같음을 보여야 함.
• 예(2): 18세기 내내 학자들은 뉴튼의 법칙에서 달의 궤도를 유도하려고 애썼으나 실패함.
• 어떤 학자는 역제곱 법칙이 아닌 다른 법칙을 제안했는데, 이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며 다른 퍼즐을 푼 것이 됨.
• 다른 학자들은 기존 규칙을 고수했고 1750년에 그것들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함. 이는 게임 규칙 중 한 가지를 바꾸어 대안을 마련한 것.
■ 규칙들이 속하는 주요 범주(1) [p. 40, 112-113쪽]
- 과학적 법칙과 과학적 개념 및 이론에 관한 명시적 진술
- 이러한 진술들은 (영속적이지는 않았지만) 상당 기간 동안 과학자들의 풀이를 제한함.
• 예(1): 18세기 이후, 과학자들은 뉴턴의 운동 법칙을 위반하려고 하지 않음
• 예(2): 19세기 이후, 화학자들은 질량 보존의 법칙을 위반하려고 하지 않음.
• 예(3): 오늘날에도 에너지-질량 보존 법칙이나 광속 법칙을 위반하려고 하지 않음.
■ 규칙들이 속하는 주요 범주(2) [pp. 40-41, 113-114쪽]
- 기기에 대한 약속.
- 기기의 올바른 형태와 수용된 기기를 적절하게 사용되는 방법에 대한 약속 등
- 패러다임마다 독특한 기기 사용에 대한 약속이 존재하고, 이를 어기면 저항에 부딪치게 됨.
• 예(1): 불에 대한 태도 변화가 17세기 화학의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
• 예(2): 19세기 헬름홀츠
• 예(3): 20세기 크로마토그래피
■ 규칙들이 속하는 주요 범주(3) [pp. 41-42, 114-115쪽]
- 유사-형이상학적 약속
• 예(1): 1630년대 데카르트의 과학 저술이 나온 이후, 대부분의 학자들은 우주가 미시적인 입자로 이루어졌으며, 자연 현상은 모두 입자의 형태, 크기, 운동, 상호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게 됨
- 이러한 약속은 궁극적인 법칙과 기본적인 설명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줌. 법칙들은 입자의 운동과 상호 작용을 명시해야 하고, 설명은 주어진 자연 현상을 이들 법칙 아래서의 입자의 작용으로 환원시켜야 함. 이는 풀어야 할 적법한 문제가 무엇인지도 알려줌.
• 예(2): 보일은 화학적 변화를 입자들의 재배열로 설명하려고 노력함.
• 예(3): 역학, 광학, 열에 관한 연구에서도 입자설이 막대한 영향을 미침
■ 규칙들이 속하는 주요 범주(4) [p. 42, 115쪽]
- 방법론적 약속
- 이는 이것 없이는 과학자라고조차 할 수 없는 약속
• 예) 과학자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하여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가 질서를 갖추게 된 정밀성과 범위를 확장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구멍이 발견되면 실험이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등
- 이와 비슷한 규칙들은 많으며, 이들은 모든 시대 모든 과학자들이 지키는 규칙임.
■ 오해의 소지에 대한 해명 [p. 42, 115-116쪽]
- 과학의 전문 분야의 연구자들은 모두 주어진 시기 동안 집착할 수 있는 규칙들을 지니지만, 그 규칙만으로 그 분야 전문가들의 활동에서 공유되는 모든 것을 규정하지 못할 수 있음.
- 정상과학은 고도로 결정적인 성격의 활동이지만, 그러나 전적으로 규칙에 의해서 결정될 필요는 없음.
- 정상과학 전통이 지닌 일관성의 원천은 공유된 규칙・가정・견해보다는 공유된 패러다임임.
- 규칙은 패러다임에서 파생되지만 패러다임은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연구의 지침이 될 수 있음.
(2024.02.10.)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