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9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



집 안에 풀이 많이 자라서 풀을 뽑으러 뒤란에 갔더니, 심지도 않은 호박이 열려 있었다. 담장 밖에 있던 호박 넝쿨이 담장을 타고 들어와 호박이 열린 것이다. 원래 호박은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따로 심지 않아도 싹이 잘 튼다. 어려서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는 속담을 듣고 ‘어떻게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올 수가 있나? 얼마나 바람이 세게 불어야 호박이 넝쿨째 구르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이와 같은 경우를 두고 생긴 속담일 것이다. 옛날에 먹을 것이 귀할 때 생각하지도 않았던 호박이 집 안에 열린 것을 보면 그야말로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내가 명절 때 몇몇 선생님들께 카카오톡으로 인사를 한다. 현직에 있는 분들한테는 인사와 청탁의 구분이 모호해서 은퇴한 선생님께만 한다. 사실,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은 아쉬울 것도 없고 나 말고도 인사하는 사람이 많아서, 굳이 내가 안 해도 된다. 올해는 추석 인사를 하면서 내가 집에서 찍은 호박 사진을 첨부했다. 원래 아재들은 추석 때 안부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큰 글씨로 추석 잘 보내라는 메시지가 담긴 보름달 사진이나 그림을 보내는 것이 보통인데, 나는 다른 아재들과 다른 아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곧 있으면 마흔이고 곧 아재가 될 것인데, 사실 지금도 대학원의 석사과정생들은 나를 아재로 볼 것인데, 어차피 아재가 될 것이라면 차별화된 아재가 되기로 했다.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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