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마늘을 캤다. 장마 오기 전에 마늘을 캐야 한다는, 같은 동네에 사는 친척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어머니가 마늘을 캔 것인데, 일주일 넘게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다 자라지도 않은 마늘을 캔 것을 후회했다. 친척 할머니는 장마 오기 전에 마늘을 캐야 한다고만 말했지 곧 장마가 온다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마늘을 묶어서 줄에 매달기 전에 현관문 앞에 마늘을 깔아놓았다. 사람이 지나다닐 통로 하나만 마련해두고 현관문 앞을 마늘로 깔았다. 그랬더니 화천이가 통로 한가운데 누워서 낮잠을 잤다. 구석에서 낮잠을 자도 될 것 같은데 꼭 통로 한가운데서 잔다. 비키라고 해도 비키지 않고 발로 툭툭 밀어도 반응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이 멀리 돌아간다.
내가 어렸을 때 인도는 소가 길바닥에 누워있으면 사람이 돌아가는 이상한 나라라고 들었던 것 같다. 이제 우리 집은 통로에 고양이가 누워있으면 사람이 돌아가는 이상한 집이 되었다.
(20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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