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선배가 최근에 <이말년 서유기>를 절반 정도 보았는데 무슨 재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말년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 구성도 좋은 것 같지도 않다고 하길래, 나는 이말년 만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정신을 살짝 놓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선배는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이말년’이라는 이름이 본명인가?” 이말년의 본명은 이병건인데 순간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본명이 뭔지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본명은 아니에요. 말년 병장처럼 살고 싶다고 이말년이라고 필명을 지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누가 애 이름을 ‘말년’이라고 짓겠어요?” 내 말에 선배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글쎄, ‘말년’이라고 이름을 짓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자기 아들 이름을 ‘백수’라고 짓는 사람도 있어.”
그 선배의 사촌 형이 만화가 곽백수다. ‘곽백수’라는 이름은 본명이라고 한다.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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