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5

가까이에서 본 청설모



며칠 전에 낙성대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곧바로 기숙사에 돌아가기는 좀 그래서 근처에 있는 언덕에 올랐다. 옆으로 빠지는 샛길이 있을 줄 알고 언덕에 오른 것이었다. 산책 좀 하다가 기숙사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한참을 가는데 샛길은 안 나오고 앞으로 얼마를 더 가면 연주암이 나온다는 푯말이 나왔다. 등산로를 따라가다 연주암까지 갈 판이었다. 등산로에서 벗어나 샛길을 찾기 시작했다.

멀리 보이는 건물을 보면서 대충 이쯤에 샛길이 있겠다 싶은 곳으로 내려갔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샛길이 있기는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기숙사 신축공사를 하면서 등산로를 폐쇄했는데 신축공사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이 계속 안 다니게 된 길로 내가 내려간 것이었다. 하여간 혼자서 샛길로 내려가는데 어디서 “끼에-엑-” 하는 산짐승의 소리가 들렸다. 청설모가 내는 소리였다. 쬐끄만 놈인데 우는 소리는 참 컸다.

청설모가 도망가기 전에 청설모가 우는 소리를 영상으로 남기고 싶어서 휴대전화를 꺼내어 촬영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가까이 가면 청설모가 도망갈 것 같아서 서둘러 찍었다. 그런데 이 놈의 청설모는 사람 무서운 줄도 모르고 두 뒷발로 서서는 끼에-엑 끼엑- 하는 소리를 계속 냈다. 청설모를 멀리서 볼 때는 그냥 작고 귀엽게 생긴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보통 사납게 생긴 게 아니었다. 저렇게 사납고 흉악하게 생겼으니 다람쥐도 잡아먹는 모양이었다.

* 링크(1): 관악산 청설모의 울음소리(1) - 2020.11.12.

( www.youtube.com/watch?v=IHNXflr99Lw )

* 링크(2): 관악산 청설모의 울음소리(2) - 2020.11.12.

( www.youtube.com/watch?v=B247RIYutXo )

* 링크(3): 관악산 청설모의 울음소리(3) - 2020.11.12.

( www.youtube.com/watch?v=9PbcM8uCfQg )

(202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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