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안내판에는 퇴계 선생이 4년에 걸쳐 도산서당을 지었다고 나와 있다. 건물 하나 짓는데 왜 4년이나 걸렸을까? 그만큼 전원생활이 여유로워서? 인위적이고 억지로 무엇을 하는 것을 싫어해서? 영어 안내문에는 한국어 안내문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 나온다. “However, his financial difficulties delayed the construction four years to finish.” 퇴계 선생이 건물 하나 짓는데 4년이나 걸렸던 것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마치 옛날 사람들이 별나라 사람이라도 되는 양 뻥치는 사람들이 있다. 유교 정신이 어쨌다느니, 서양은 물질문명이고 동양은 정신문명이라느니 등등. 그런데 역사 연구하는 사람들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시대 사람이나 요새 사람이나 사람은 다 비슷하다고 한다. 얼핏 생각해봐도 그럴 것 같다. 조선시대에 건물 짓다가 돈이 모자라서 완공이 지연될 때 드는 생각이나, 21세기에 건물 짓다가 완공이 지연될 때 드는 생각이나 얼마나 다를까?
21세기에 정신 타령이나 하는 사람들을 퇴계 선생이 본다면 한 말씀 하실지도 모르겠다. “너희는 건물 지어본 적이 있니?”라고.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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