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0

‘쿵쾅이’라는 멸칭



‘쿵쾅이’라는 은어가 있다고 한다. 페미니스트 여성 또는 기타 불만이 많은 여성을 가리키는 멸칭이다. ‘쿵쾅이’에서 ‘쿵쾅’은 의성어다. 그러한 여성들은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걷거나 뛸 때 바닥에서 쿵쾅 하는 소리가 난다는 말이다. 여성을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의 게시글에서 “이제 곧 쿵쾅이들이 몰려온다”는 식으로 사용한다.

쿵쾅이 같은 단어를 쓰는 사람들은 여성들이 차별받고 억압받는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옛날이면 모를까 요즈음은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다,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받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여성의 권익을 주장하는 여성들은 의무는 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떼쟁이이거나, 피해의식에 절어있는 정신질환자에 가깝거나, 하여간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그들에 대한 멸칭은 ‘쿵쾅이’인 것이다. 그러한 여성들이 마치 사고기능이나 정서적 측면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받는 것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멸칭은 ‘뇌썩녀’ 같은 게 되어야 할 것은 아닌가? 그런데 사고기능과 크게 밀접한 것 같지 않은 체중을 문제 삼는 것이다. ‘쿵쾅이’라는 멸칭은 여성이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거나 행동하든 결국 체중 같은 외적 요소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쿵쾅이’라는 멸칭이 어떤 것과 비슷하냐 하면, 백인우월주의자가 자신에게 항의하는 흑인에게 “내가 언제 피부 색깔 가지고 인종차별했어, 이 깜둥이 새끼야?” 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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