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상자로 고양이집을 만들어주면 고양이들은 꼭 집 위에 올라가서 쉰다. 그래서 고양이집 위에 과일상자 같은 것을 올려놓아야 고양이가 올라가서 집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긴 장마 때문에 과일 값이 올라서 그랬는지 집에 있는 과일상자의 크기는 예년보다 작았다. 어쨌든 고양이집만 안 무너지면 되니까 예년보다 약간 작은 과일상자를 고양이집 위에 올려놓았다. 한 마리는 충분히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그런데 고양이들은 한 상자에 꼭 두 마리가 같이 들어간다.
다른 곳에 쉴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마루에서 쉬어도 되고 신발장 위에서 쉬어도 되고 책상 위에서 쉬어도 된다. 집도 두 개이고 그 위에 있는 상자도 두 개다. 맞은편에 있는 과일상자는 커서 두 마리가 다 들어가도 공간이 남는다. 그런데도 고양이들은 굳이 작은 상자에 들어가서 몸이 끼어있다시피 한다. 한 마리는 앞발을 상자 밖으로 빼고 다른 한 마리는 머리를 상자에 겨우 넣는데도, 두 마리는 굳이 좁은 상자에 같이 들어간다.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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