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8

행동경제학



이번 학기에는 <행동경제학> 수업을 청강하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청강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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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같은 과목에서는 첫 시간에 꼭 학생들에게 퀴즈를 낸다. 우리의 직관적인 판단이 합리적인 계산 결과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퀴즈를 낸 다음 즉각 대답하도록 하고, 학생들 중 상당수가 쉬워 보이는 퀴즈에 오답을 답하고, 교수가 학생들에게 행동경제학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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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청강하는 수업은 달랐다. 내가 수업 앞부분을 못 들어서 무슨 퀴즈를 냈는지는 모르는데, 학생들 중 대부분이 정답을 맞추었던 모양이다. 선생님이 “원래 실험대로면 대부분 틀려야 하는데, 우리 수업에서는 거의 다 정답을 맞추었네요”라고 했다. 그러고는 잠깐 머뭇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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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러분들은 거의 다 정답을 맞추었죠. 그런데 여러분처럼 판단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 중에 몇 퍼센트나 될까요.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공직에 갈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책을 만드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할지를 반영해서 정책을 만들어야겠죠. 행동경제학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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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험 결과의 귀결이 이런 것은 아니었을 텐데, 하여간 순발력이 좋은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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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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