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6

공자님 말씀



‘공자님 말씀’이라는 관용어는 좋은 이야기지만 너무나 당연하고 뻔해서 실효성 없는 말을 가리킨다. 그런데 실제 공자님 말씀은 그런 말이 아니다. 당연하지도 않고 좋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용어가 생긴 것은, 아마도 『논어』 한 구절 뚝 떼어와서는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풍습에 기인할 것이다.

조국 교수의 트위터에 쓰는 글을 가리켜 공자님 말씀 같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논어』를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조국 교수의 트위터는 『논어』보다는 『성서』 「잠언」에 가깝다. 내가 최근에 읽은 글 중에 공자님 말씀에 가장 가까운 것은 민주당 신정훈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이다.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로 이루어진다’는 그 과감한 발상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오직 양심이고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법은 다만 그 양심과 상식의 경계를 정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죠.”

- 민주당 신정훈 의원

“법으로 이끌고 형벌로 가지런히 하면 백성은 빠져나가려만 하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덕으로써 이끌고 예로써 가지런히 하면 부끄러움을 느끼고 스스로 바로잡는다.”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 『논어』, 「위정」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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