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9

[과학사] Terrall (1996), “Salon, Academy, and Boudoir: Generation and Desire in Maupertuis’s Science of Life” 요약 정리 (미완성)

   
[ Mary Terrall (1996), “Salon, Academy, and Boudoir: Generation and Desire in Maupertuis’s Science of Life,” Isis 87, pp. 217-229. ]
  
  
1. Theories of Generation
2. The Text: Vénus Physique
3. The Force of Desire
4. Philosophy and Desire
5. Desire in Erotic Fiction


계몽사조 시대에 과학이론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 전파되고 수용되었는가?
테랄은 18세기 프랑스의 저명한 과학자인 모페르튀의 발생 이론이 어떤 경로를 통해 전파되고 수용되었는지를 추적하여 당시 과학이론이 공유되었던 잘 알려지지 않은 하나의 중요한 루트를 보여줌.

프랑스의 상류사회와 학계에서 유명 인사였던 모페르튀는 1744년에 힘과 물질 등에 관한 자유로운 생각이 담긴 책을 무명으로 출판.
이 책이 모페르튀의 저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고, 모페르튀는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음.
이듬해 모페르튀는 유기체의 발생에 문제를 다룬 Venus Physique를 출판했다.
이 책에 담겨있는 유기체의 발생과 유전에 관한 그의 설명은 그가 1740년대의 과학 문헌에 있는 관찰과 실험으로부터 가져온 다양한 종류의 증거들을 종합한 것.

유기체의 발생과 유전에 대한 그의 견해는 후성설(epigenesis)적인 것.
당시 프랑스에서는 기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이는 전성설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
모페르튀는 이전의 기형괴물에 관한 사적이고 해부학적인 논의를 발생과 유전에 관한 학술적 담론으로 정형화시키려고 함.
그는 Venus Physigue에서 기형의 유전, 획득형질의 유전, “괴물성”으로써의 알비니즘에 관해 설명.
알비니즘에 관한 논의는 과학 아카데미 내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였으나 모페르튀는 이 책을 “계몽된” 대중을 위해 무명으로 출판.
이는 학술지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다양한 논증전략을 사용해 자신의 설명을 정당화하려 했던 모페르튀의 전략.
이 책은 완화된 에로틱 소설(erotic fiction)과 학술적 논증의 유비 사이를 왔다 갔다 함.

모페르튀는 Venus Physique에서 전성설을 공격하는 다양한 증거들을 나열하는 한편, 후성설에 근거해 유기체가 발생하는 메커니즘도 설명.
그는 정액(seminal fluids)이 비균질적인(heterogeneous) 활성 입자들로 구성되며, 이 활성 입자들은 열망(desire), 혐오(aversion), 기억(memory)이라는 세 가지 원리에 따라 작용한다고 봄.
그에 따르면 이 활성 입자들 사이에는 화학적 친화도로 설명되는 힘이 작용하였으며, 이들 간의 작용은 기본적으로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
한편, 활성 입자가 가진 원리들 중 기억은 유전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것.
모페르튀는 자식이 부모를 닮은 것은 활성 입자들이 바로 직전의 결합상태를 기억하며 그러한 입자들 사이에는 더 강한 친화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
그러나 그는 기형을 설명하기 위해서 기억은 완전하기 않기 때문에 실수가능성을 내포한다는 내용을 추가.

모페르튀는 활성 입자 개념을 유기체를 넘어 자연세계의 전 영역에 적용.
즉 금속이나 돌멩이를 형성하는 입자는 가장 활성이 없는 입자이며, 유기체를 형성하는 입자는 가장 활성이 있는 입자라는 것.
자연을 구성하는 입자가 활성적이기 때문에 자연은 본질적으로 유동적이며, 언제나 불확실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었음. 그에게 자연은 비결정적.

활성 입자에 근거한 그의 독특한 자연관은 성욕에 대한 그의 독특한 견해로까지 이어짐.
모페르튀는 먼저 다지증 유전이 양 부모로부터 모두 유전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부모 중 한쪽만이 유전에 공헌한다는 전성설을 비판하고 양 부모 모두 유전에 관계한다고 주장.
이를 기반으로 모페르튀는 자녀를 만드는데 있어 남녀 모두가 주체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행위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은 남녀 모두 같으며, 이는 “자연적인”(natural) 것이라고 주장.
당시에 “자연적”이라는 명제는 도덕성의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커다란 설득력을 지님.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전혀 충격적일 이유가 없으며, 성행위는 자연적인 인간의 활동이라는 모페르튀의 주장은 당시 교양을 갖춘 여성이 모임의 중심이 되었던 살롱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졌음.

모페르튀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자신의 주장이 살롱에 잘 수용될 수 있게끔 만듦.
사실 책을 무명으로 출판하는 것은 아카데미보다 살롱에서 읽히기에 더 적합한 방식.
모페르튀가 생명에 관한 새로운 과학적 접근을 알리는 통로로 아카데미보다 살롱을 선택한 것은 과학이론의 평가에 있어 교양 있는 비-학술적인 청중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기 때문.
그가 과학을 여성의 영역에 가져다 놓는 것은 아카데미에 도전하는 행위였을 뿐만 아니라 살롱에서 자신의 위치를 높이기 위한 것.
그는 과학이론의 청중으로써 교양 있는 여성의 가치를 높이 보았던 것.

당시 저명한 학자였던 모페르튀가 자신의 유기체 발생이른에 대한 담론의 장으로 아카데미보다 살릉을 선호한 것은 과학이론에 대한 담론이 전문적인 학자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교양 있는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졌던 살롱이나 규방(boudoir)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보여줌.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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