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8

처음 본 사람을 위해 기도한 기독교인



과학사 전공자가 약간 멍한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왔다. “왜 정신을 놓은 표정을 하고 다니냐?”, “방금 되게 신기한 일을 겪었어.”

25동 앞 등나무 밑 흡연구역에서 과학사 전공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였다. 어떤 외국인이 과학사 전공자에게 다가왔다. 언어학과 대학원에 다니는 일본인이라고 했다. 마침 과학사 전공자는 일본에서 학부를 다녔고 반가운 마음에 둘은 일본어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한참 일본어로 대화를 하던 중 일본인은 이렇게 물었다. “혹시 종교가 있습니까?” 과학사 전공자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그렇지. 교회 다니라는 새로운 수법인가보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종교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일본인은 양해를 구했다. “저는 기독교를 믿는데 당신을 위해 기도를 해도 되겠습니까?” 과학사 전공자가 기도를 허락하자 일본인은 성경을 펴서 성경 구절을 읽고 기도한 뒤 아무 말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예수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겁주지도 않고, 교회 가야 한다고 채근하지도 않고, 그 날 처음 본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고 축복한 다음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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