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욱,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동아시아, 2016). ]
1. 세계는 하나인가
2. 사실
3. 법칙은 자연에 존재하는가
4. 과학적 이론과 민주주의
1. 세계는 하나인가
■ 복수의 세계와 다중 존재론 [197-209쪽]
- 쿤은 패러다임이 바뀐 세상에서 세계의 구성 요소가 달라질 가능성을 논의함
• 예) 천문학 혁명 전후로 행성 범주가 변화함
- 한 존재가 맺는 관계에 따라서 그 존재를 둘러싼 세상이 달라진다.
• 예(1): 빈혈 - 헤모글로빈이 혈액 100밀리리터에 12그램 이하면 빈혈이지만 본인이 어지럽지 않으면 빈혈이 아니다.
• 예(2): 서울시 수돗물 바이러스 - PCR 방법과 세포 배양법
• 예(3): 은나노 세탁기
• 예(4): 낙동강 녹조 발생 - 유속에 따른 강과 호소 분류
■ 은나노 세탁기 사례 [204-207쪽]
- 은이온은 은나노보다 크기가 100분의 1 이상 작지만, 은나노에서 은이온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둘을 구별하는 것이 어려움.
- 삼성은 은이온을 이용하여 살균력을 발생시키는 세탁기를 한국에서 은나노 세탁기로 선전하여 판매함.
• 은나노가 포유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됨.
• 은이온은 포유류 세포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문제가 되지 않음.
• 삼성은 세탁기에서 만드는 입자가 전기분해를 통한 은이온이라고 함.
- 미국에 수출한 삼성 세탁기는 처음부터 은이온 세탁기로 분류됨.
- 미국은 은이온이 어류 생식에 나쁜 연구를 준다는 연구에 근거하여 은이온 세탁기를 환경에 유해한 것으로 분류함
- 미국은 나노가 이온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둘의 개념을 재정의함.
- 두 나라의 차이는 위해성의 대상이 달랐기 때문에 발생함. 인체에 대한 위험과 환경에 대한 위험
- 이러한 차이는 소비자와 규제 기관이 역사적으로 무엇에 관심이 있었는지에 의해 결정됨.
- 은나노의 경계는 확고한 것이 아니라 논쟁하는 과정에서 계속 새로 재정의되며 바뀜.
2. 사실
■ [213-235쪽]
- 잔지바르 효과: 아프리카의 섬나라 잔지바르에서 영국인 선장이 시내에 있는 유일한 시계방의 시계에 맞춰서 매일 정오마다 포를 쏘았는데 어느 날 그 시계방 주인이 포 소리에 맞추어 시계를 12시에 맞추는 것을 보고, 선장은 자신이 정확한 시간에 포를 쏜다는 믿음이 근거가 없었음을 알게 됨.
- 다리 거리 다리(Bridge Street Bridge)
- 사실(fact)은 그 토대가 생각보다 훨씬 취약함.
• 예(1): 제주도 해안선의 길이
• 예(2): 물은 100도에서 끓는가? - 장하석 교수의 실험
• 예(3): 전지의 기전력에 대한 논쟁
• 예(4): 18세기 후반 스위스 실험물리학자 마르크오귀스트 픽테의 실험 – 냉의 전파
• 예(5): 음펨바 효과(Mpema effect)
- 과학은 근본에 대한 확고한 합의나 이해 없이도 발전함.
- 과학에서는 다양한 준위의 이론, 실험, 측정들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러한 네트워크는 이후의 연구를 받치는 견고한 주형으로 기능함.
3. 법칙은 자연에 존재하는가
■ 자연 법칙 개념의 등장 [237-239쪽]
- 자연 법칙(laws of nature) 개념은 16-17세기에 등장함.
- 그 이전에는 법칙 대신 규칙, 유형 같은 표현을 사용함.
- 자연 법칙 개념의 두 요소: 중앙집권적 국가, 입법자로서의 신
- 고대 그리스 과학에는 ‘입법자로서의 신’이라는 개념이 없었음.
- ‘세상에 법을 부여하는 신’이라는 개념은 유대교-기독교 전통에 등장하고 이것이 중세로 이어지지만, 중세 유럽의 주류 신학자들은 신의 법이 인간 세계에만 적용되고 죽은 사물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함.
- 중세 유럽에는 법률을 제정하여 관철시킬 강력한 중앙 권력도 없었기 때문에 보편적 법칙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지 않음.
- 16세기 중앙집권적 국가가 탄생하고 ‘입법자로서의 신’이라는 개념이 결합하여 ‘사물에까지 법을 부여하는 신’이라는 개념이 받아들여짐.
- 17세기 과학자들은 자연 법칙을 신의 섭리와 연결시킴.
• 예) 보일은 과학이 신학, 윤리학, 정치에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봄
- 19세기 전반기에 유럽이 급속하게 세속화되면서 과학자들도 더 이상 신을 찾지 않게 됨.
■ 보편적인 자연 법칙을 받아들일 때의 문제 [241-242쪽]
(1) 자연 법칙이 왜 존재하며 누가 그러한 법칙을 만들었는가?
(2) 우연히 진화한 인간이라는 생물종이 어떻게 우주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가? 네안데르탈인이 살아남았거나 공룡이 지능을 발전시켰다면 자연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가?
■ [242-246쪽]
- 과학자들은 자연에 수학적 형태의 법칙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함
- 반론: 자연 법칙은 보편적 참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근사(approximation)임
• 예(1): 뉴턴의 법칙과 수성의 근일점 운동
• 예(2): 두 물체 사이에는 중력뿐만 아니라 전기력도 작용함
• 예(3): 갈릴레오의 관성의 법칙
- 많은 과학 법칙들이 수학적인 형태를 띠는 것은, 자연이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서가 아니라 자연에서 수학적 관계를 만족하는 특정한 변수들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그 변수들 사이의 연관 관계를 만들었기 때문임.
- 과학을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과학은 예술과 같이 창조적인 활동
■ 법칙의 이점 [249-250쪽]
- 실제 자연보다 단순화되고 법칙화된 자연은 다루기 쉬운 것으로 만듦.
-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법칙은 많은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원래 연관 없던 현상과 새로운 연관을 만들기도 함.
- 단순한 법칙에서 새로운 지식이 생기고, 이를 통해 과학이 확장되고 발전함.
4. 과학적 이론과 민주주의
■ 행성에서 퇴출된 명왕성 [256-257쪽]
- 2006년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학연맹 회의에서 태양계 행성을 열두 개로 볼지 여덟 개로 볼지 의견 대립
- 투표를 통해 명왕성을 퇴출시키고 왜소 행성(dwarf planet)이라는 새로운 범주에 명왕성을 포함하여 소행성 네 개를 포함시킴.
■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논쟁 [257-259쪽]
- 뉴턴의 우주: 우주가 거의 텅 빈 대신 중력이 우주에 꽉 차있음. 상대운동과 절대운동을 구별할 수 있으며 절대운동을 판별하게 하는 공간을 절대공간이라고 함. 신이 우주의 작동에 끊임없이 개입하며 그러한 개입의 가장 중요한 양태가 중력이라고 봄. 물질은 죽은 존재이며 신이 부여하는 운동만 함
- 라이프니츠의 우주: 우주는 물질로 꽉 차있고 중력은 겉보기 효과. 운동과 공간을 분리할 수 없고 절대운동과 절대공간을 부정. 신은 완벽한 존재이며 우주를 완벽하게 만들었으므로 더 이상 개입할 필요가 없음. 물질의 궁극적 실체인 모나드는 감각력이 있는 존재.
- 과학사가들은 뉴턴이 승리했다고 평가함.
- 절대운동과 절대공간에 대한 라이프니츠의 비판은 철학자와 과학자에게 영향을 줌.
• 에른스트 마흐는 라이프니츠의 영향을 받아 절대운동, 절대시간, 절대공간을 비판함.
• 마흐의 작업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줌.
■ 진화론과 관련된 논쟁 [259-262쪽]
- 라마르크는 획득 형질이 유전된다고 봄
- 다윈의 범생설(pangenesis): 도덕의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도덕적으로 산 사람의 세포에는 제뮬(gemmule)이라는 입자가 생겨서 후손에게 전달한다고 함
- 프랑스에서 다윈의 이론은 라마르크 이론의 변종 비슷한 것으로 수용되고, 독일에서 다윈 이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헤켈은 라마르크주의자
- 독일 생물학자 바이스만의 생식질 이론: 체세포는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생식세포 속의 생식질은 환경의 영향을 안 받고 유전된다는 이론
- 바이스만은 다윈주의와 라마르크주의를 구분했고 이후 신-다윈주의자들은 라마르크주의를 사이비 과학이라고 공격함.
- 생물학자 파울 카머러는 획득 형질 유전을 주장하다 사기꾼・표절자로 몰려서 자살함.
- 이중나선 구조가 발견되고 유전암호 해독 메커니즘이 규명된 뒤 유전자가 모든 것을 관장한다고 생각하게 됨.
- 1990년대 이후 후생유전학이 등장함.
■ 양자역학의 해석 관련 논쟁 [262-265쪽]
■ 과학 논쟁과 과학의 보편성 [265-266쪽]
- 대립하는 두 입장이 서로 잘 설득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주장이 섞이는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음. 그 과정에서 논쟁이 누그러지고 합의된 체계가 만들어지면서 과학의 보편성이 확실해짐.
- 과학이 보편적이어서 논쟁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논쟁이 해결되면서 과학에 보편성이 생김.
(201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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