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가족이나 친척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다툼을 벌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분란은 개신교 신자들이 일으킨다. 개신교 신자들이 교회 안 다니고 예수 안 믿으면 큰일 난다면서 비-신자들 앞에서 주책 떨어서 갈등과 마찰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런 주책맞은 사람들 때문에 한국 교회가 욕을 먹는다.
전도하면서도 가족 간의 다툼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교회에 나올 때마다 돈을 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주말에 가끔씩 교회에 나와서 오전 예배 때 꾸벅꾸벅 졸다 가면 5만 원씩 주겠다고 해보자. 내가 보기에 이것만큼 진심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꼭 돈 때문만은 아니다. 말만으로는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없다. 매주 5만 원씩 내놓으려면 그 만큼 일을 더 하든가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가까운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5만 원을 내놓기 위해 어떠한 수고를 감수할지 알 것이다.
이 방법은 역사적인 연원도 있다. 100년 전 한반도에 온 선교사들은 병원 짓고 학교 지으면서 선교했다. 아무 것도 안 해주면서 예수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겁이나 주거나 주둥이나 나불거리면서 민폐나 끼치는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1년이 52주이고 설날과 추석 때는 교회에 안 간다면, 1년에 주일 예배를 50번 보게 된다. 매주 5만 원씩 내놓는다고 해도 1년에 250만 원밖에 안 든다. 두 명이라고 해도 1년에 500만 원이다. 1년에 250만 원으로 한 사람의 영혼을 구한다면 정말 싸게 먹히는 것이다. 교회에서는 한 사람의 영혼을 구하는 것이 온 세상을 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하지 않는가. 헌신과 봉사가 어떠니 삭개오가 재산의 절반을 바쳤느니 가난한 여인이 전 재산으로 향유를 샀느니 지상에 쌓아놓은 복록은 좀이 스니 어쩌니 하면서 가까운 사람을 위해 1년에 250만 원도 내놓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정말 신앙심에서 우러나서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에게 민폐를 저지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외식하는 사람에 불과한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201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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