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3

죽다 살아난 새끼 고양이



2주 만에 집에 갔다. 화천이가 지난달에 낳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빽빽 소리를 지르며 현관 앞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화천이는 지난달에 새끼 고양이를 다섯 마리 낳았다. 그 중 한 마리가 유독 시들시들했다. 처음에는 건강했는데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감기에 걸렸는지 몇 번 토하더니 젖도 못 먹고 사료도 못 먹는 상태가 되었다. 눈곱이 심하게 껴서 한 쪽 눈은 반만 뜨고 다른 한 쪽 눈은 아예 못 뜨지 못했다. 화천이는 그런 새끼를 한 번 핥아주지도 않고 나 몰라라 했다.

화천이가 새끼를 돌보지 않자 부모님은 새끼 고양이한테 전기담요를 내주고 우유를 먹였다. 새끼 고양이는 살아나서 지금은 사료도 잘 먹고 온 마당을 뛰어다닌다. 어머니는 주먹만 한 놈이 그렇게 잘 뛰어다닌다고 하신다. 어머니를 그렇게 따라다녀서 어머니가 뒤뜰에 가면 뒤뜰에 따라오고 밭에 가면 밭에까지 따라온다고 한다.

현관문 밖에서 새끼 고양이가 하도 빽빽거려서 나가보니 다른 고양이는 다 어디가고 새끼 고양이 한 마리만 남아 있었다. 내가 현관문 앞에 앉으니 새끼 고양이가 조용히 다가와 앉았다.





(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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